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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쿄도의사회 "의료에서 경제 요인이 국민 건강보다 우선될 순 없어"
서울-도쿄도의사회 "의료에서 경제 요인이 국민 건강보다 우선될 순 없어"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6.07 13: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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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도쿄 친선방문 '의견 교환회' 성료
오자키 회장 "양 전문가 단체 공통 인식 바탕으로 교류 더욱 활발해야"
박명하 회장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발전 초석 될 '의견 교환회' 기대"
원격의료 시행 일본도 대면진료 선호,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 참여 저조

[현장취재]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가 일본 도쿄도의사회(東京都醫師會, 회장 오자키 하루오·尾﨑治夫)를 지난 5일 친선 방문한 가운데, 한일 양국 수도의 의사회가 미래 의료에 함께 힘을 모아 나가기로 약속했다. 양 전문가 단체는 의료에 있어서 경제 요인은 국민 건강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하나로 모았다.

이날 도쿄도의사회관에서 오후 3시에 개최된 '서울특별시의사회·도쿄도의사회 의견 교환회'는 서울특별시의사회 측에서 박명하 회장, 황규석 부회장, 이태연 부회장, 박상협 총무이사, 채설아 재무이사가 참여했다. 도쿄도의사회 측에선 오자키 하루오 회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이사진이 참석했다.

도쿄도의사회 오자키 하루오 회장

환영 인사를 전한 오자키 회장은 “서울과 도쿄는 모두 한일 양국의 수도이며, 양 도시를 대표하는 의사회가 오늘 만나 친선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오자키 회장은 “양국은 모두 고령화 국가들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재난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그런데 오늘 이렇게 양국 의사회가 의견을 교환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귀한 기회를 얻은 것이 뜻깊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라고 말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답사로 “바쁘신 와중에 우리를 환대해준 것과 우리 측 친선 교류 제안을 받아들여준 도쿄도의사회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서울에서도 뉴스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하며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이바지한 도쿄도의사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지켜봤다. 이에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양국의 수도를 대표하는 의사회로서 이번 교류회를 통해 양국 의료가 더욱 발전하는 유익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서울시치과의사회와 도쿄도치과의사회의 친선 교류가 50년이 넘었다고 들었다. 오늘의 '의견 교환회'가 일회성이 아닌 앞으로 본회와 도쿄도의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도쿄도의사회 측에 서울시의사회의 유구한 역사와 현 박명하 집행부의 주요 회무 내용, 사회봉사활동 등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간호사 단체의 단독법안과 의료인 면허 취소 확대법 제정을실질적으로 저지한 서울시의사회의 실무 능력이 알려졌다.

일본어로 발표를 진행한 박상협 총무이사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전 세계가 감염병 팬데믹에 휩싸여왔고, 장차 이러한 감염병 사태가 다시 재발할지도 모르고, 원격의료라는 새로운 의료 환경이 출현함에 따라 오진 및 약물 남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라며 “양 전문가 단체의 상호 교류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메메자와 하지메 이사
메메자와 하지메 이사

■일본 환자들, 대면진료 선호하며 원격의료 외면해

도쿄도의사회 역시 저출산 고령화의 파고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일본 의료의 시각에서, 일본의 원격의료 시스템과 커뮤니티케어를 설명했다.

메메자와 하지메(目々澤 肇) 이사는 “일본의 여러 사회 인프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와 보조를 맞추지 못해 소위 '갈라파고스'가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라며 “인터넷 콘텐츠의 부족, 전기차, 이동통신기기를 비롯해 국가 ID카드의 부재, 의료 기록 시스템의 분산화가 그러한 경향을 말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1997년 후생노동성이 원격의료를 공식적으로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프라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

승인 당시 일본 원격의료는 △외딴 섬이나 오지 △특정 만성질환 △초진은 대면진료로 원칙을 정했으나, 2015년에는 여전히 엄격한 규제가 존재하나 의사의 자유재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점차 완화되기 시작됐다. 

그럼에도 도쿄도의사회가 2019년에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의료에 대해 알고 있는가(설문인원 4564명)'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알지만 이용하지 않는다'가 88.4%, '알지 못한다'가 8.6%, '이용하고 있다'가 2.2%, 무응답이 0.8%를 기록하며 실제 원격의료 이용 비율이 2% 남짓의 저조함을 보였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원격의료도 전염병 감염자에 한해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으나, 여전히 의료기관과 환자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메메자와 이사는 “환자의 경우는 직접 의사의 얼굴을 마주보고 진료를 받아야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원격의료 수가가 대면진료보다 낮기 때문에 의사들도 흥미가 없다”라며 “일본에서 원격의료는 젊은 의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의사협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카쿠타 토루(角田 撤) 부회장은 “일본의사회의 기본 입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주요한 이유는 오진 리스크이고, 이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부는 재정 절감이라는 이유로 미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커뮤니티케어는 지역 일차의료 자원 활용해서 구축해야

니시다 신이치(西田 伸一) 이사는 일본 커뮤니티케어 현황 발표에서 “고령 인구는 단순히 질병 치료만 받아선 안되며 복합적인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시스템은 보험 체계 하나로만 지탱할 수 없다”라며 “지속가능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니시다 이사는 “따라서 지역에 있는 자원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커뮤니티케어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일차의료 중심의 고령화 사회 대비 필요성을 시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도쿄도의사회 측에 준비해 간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선물했다. 도쿄도의사회는 임원들이 전원 기립하며 감사를 표했다. 

박명하 회장은 “오늘 양 의사회의 첫 만남에서 서로의 소중한 의견을 나누었다”라며 “다음번에는 서울에서 뵙기를 기대한다”라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오자키 회장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라며 “언제나 국민의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에 있어서 경제적인 접근보다는 환자의 건강을 더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양 기관의 인식을 기저로 삼아서 앞으로 더욱 많은 '의견 교환회'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발표회가 끝난 후 도쿄도의사회는 회관 근처 호텔에 마련한 만찬장으로 서울시의사회를 초청했다. 3시간여에 걸친 만찬이 진행되며 참석한 인원들은 격의를 덜어놓고 서로 사진을 찍고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쿄도의사회 또한 만찬이 끝나갈 무렵 준비해 온 선물을 서울시의사회 측 참여 인원들에게 증정하며 다음에는 서울에서 만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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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의사회 만남 2023-06-08 16:53:46
모두들 어려운 시기에 매우 의미있는 만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