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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연 2차 연가투쟁 "민주당 심판 총선기획단 출범"
보의연 2차 연가투쟁 "민주당 심판 총선기획단 출범"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5.11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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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직역 외면에 의료계 혼란 가중시킨 대가 묻겠다는 여론 비등
박명하 위원장 "간호사 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인 처우개선 필요"

더불어민주당발 간호법·의사면허박탈법 저지를 위한 400만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보의연)의 2차 연가투쟁이 11일 진행된 가운데, 2024년 민주당 총선심판을 위한 총선기획단 출범이 선언됐다.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 도로에는 집회측 추산 5000여명의 보건의료인들이 인파를 이뤘다.

집회 연사들로부터 한결같이 '민주당 심판'이란 단어가 언급됐다. 민주당이 약소직역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정쟁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그러나 대국민 호소에선 간호사 처우개선에 공감을 나타내며, 합리적 대안 합의를 위한 간협과의 대화에 언제나 보의연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회사는 보의연 공동대표 3인(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이 공동 낭독했다.

이필수 회장은 “지난 4월 27일 민주당의 강행처리로 인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대한민국 보건복지의료에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민주당은 간호사보다 상대적 약자이고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시달리는 보건복지의료 약소직역의 외침을 무시했으며, 직역간의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국민건강에 피해를 입혔다”라고 비판했다.

장인호 회장은 “간호법은 보건의료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해 왔던 수많은 보건복지의료인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오직 간호사에게만 온갖 특혜를 주는 ‘간호사특혜법’”이라며 “또한 간호법은 간호사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고무줄처럼 팽창된 간호행위라는 명목으로 의사 지도감독 없는 단독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국민건강위협법’이다. 이에 더해 간무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보건복지의료분야 약소직역의 업무를 침탈하고 일자리마저 빼앗는 ‘약소직역 생계박탈법’이자 간호조무사 학력을 제한함으로써 간호사가 간호조무사를 종처럼 부리는 한국판 카스트제도를 법제화한 ‘위헌적 신분제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면허박탈법 역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성이 있는 불합리한 법이며, 필수의료에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의욕을 완전하게 저해하는 악법”이라며 “예기치 못한 우발적 교통사고나 사소한 과실 등으로 인해 의료인이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곽지연 회장은 “민주당은 의료 원팀을 둘로 갈라쳤고 보건의료계를 두동강 냈다”라며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간호법이 대통령 공약이라고 우기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자가당착이란 식의 정쟁만 일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곽 회장은 “의료계를 갈등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린 더불어민주당은 심판받아야 한다”라며 “400만 회원들이 다가오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 보여줄 것이며, 민심이 순리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간호법과 면허박탈법, 반드시 전면 재논의되어야 한다. 오늘 2차 연가투쟁을 통해 더욱 화력을 모아 전면 연대총파업까지 우리 13연대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 뜻대로 되도록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바른 판단을 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의료직역의 꿈을 품고 있는 학생들과 의사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각 직역의 전공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졸업 후 생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간호법 제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준비 중인 장현준 씨(원광보건대학교)는 “침탈당한 우리의 일자리를 되찾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집회가 있을 때마다 버스를 타고 올라와 외치고 있다”라며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학교에서 질병분류를 배워 국가시험을 봐서 면허를 취득하는데, 병원에서는 면허가 없는 간호사들이 질병분류까지 하고 있는 것이 업무 침탈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씨는 “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간호사가 우리의 직무를 대신하면 우리 학생들은 어디로 취업을 해야 하나?”라며 “타 직종의 면허권을 위협하는 간호법을 통과시키면 절대로 안된다. 진단코드 관리를 위해 필요한 코딩윤리도, 전문 교육도 받지 않은 간호사가 국민의 진단 이력을 왜곡시키고 국가보건의료데이터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간호법을 반대한다”라고 소리쳤다.

응급구조학과에 재학 중인 오연제 씨(호남대학교)는 “민주당의 간호법 강행처리로 소수 직역의 직군과 우리 학생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언론에선 간호사들이 힘들다는 얘기를 대부분 하는데, 왜 힘들고 감당이 안되면서 다른 직역의 업무영역을 침범하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오 씨는 “대학에서 시간을 투자해 현장응급처치 전문가가 됐지만, 간호사가 업무를 침탈하면 과연 어떤 소수 직역이 불안해하지 않고 떳떳하게 일 할 수 있겠나”라며 “제발 학생들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라고 호소했다.

현종오 치협 치무이사는  “간호사만 국민인가? 여기 계신 보의연 여러분 모두가 국민이고 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직업인”이라며 “간호법은 결코 정당성이 없는 폐지해야 할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현 이사는 “중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고 옹호할 생각도 없다”면서 “그러나 아무 상관없는 잘못으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은 의료현실을 무시한 이중 처벌 및 가중처벌”이라고 지적했다.

한동우 의협 비대위 부본부장은 “의사면허취소를 골자로한 위헌적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20년 전공의와 의사파업을 전후해 앙심을 품은 속좁은 민주당의 주도로 총 8건이 발의됐다”라며 “법안의 위헌적 요소로 의협과 수정안이 논의 중에 이재명 방탄을 위해 서둘러 패스트트랙에 실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 부본부장은 “민주당의 숫적 우세를 앞세운 만행으로 자행된 입법 독재를 응징하기 위해서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400만 연대 대표 구호제창자로는 이태연 의협 비대위 부위원장이 나섰다. 이 부위원장은 “정치에 매몰된 민주당과 간협을 향해 구호를 외치자”라며 “한국판 카스트 제도 간호법 철폐하라! 교통사고 면허박탈하는 면허박탈법 폐기하라! 의료원팀 갈라치는 민주당을 심판하자!”라고 외쳤다.

400만 보의연은 이날 2024년 총선기획단 서울본부 출범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범 의료계는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4월 총선까지 대대적인 민주당 낙선 운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출범식은 오는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황규석 의협 비대위 부위원장은 총선기획단 출범을 선언하며 민주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황 부위원장은 “과거의 따듯했던 공동체 사회를 민주당은 꼰대,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고 적폐 청산이라는 기치 아래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국가 차원의 증오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라며 “지역 갈등과 세대 갈등,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스승과 제자가 서로 고소하게 만들었다. 성소수자 권익까지 보호한다면서 간호사가 다른 직역을 침탈하고 지도, 감독, 교육 권한까지 부여하는 법을 만들었다”라고 고발했다.

황 부위원장은 “갑질과 의회 폭거로 약자 코스프레하는 간호사들이 더 어렵고 힘든 군소직역을 갈취하는 법을 밀어붙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족간 욕설, 권력을 이용한 대장동 범죄, 검사 사칭 전과자, 여배우 농락, 가족 전체가 범죄자인 사람을 대통령 후보 당대표로 둔 정당, 구멍 뚫린 양말과 운동화 신고 라면만 먹으면서 60억 코인투자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전 국민 구토 유발당,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유지만을 위한 5000만 국민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비열한 권력이 영원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하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보의연은 400만의 표가 있다. 그 힘을 보여주기 위해 총선기획단을 발족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400만의 힘을 표로 보여주자”라고 경고했다.

보의연은 마지막으로 의료악법 저지를 위한 대국민 호소를 발표했다. 민주당과 간협의 일방적인 행태에 비판의 날을 세웠지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대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전했다.

박태근 치협 회장은 “저희는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간협과 대화를 통해 모든 보건의료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합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박명하 위원장은 “보의연은 국민을 위해 다시 논의하고, 정부와 여야가 상생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이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간호사 처우개선을 지지한다. 다만, 간호사만 아니라 전체 보건의료인의 처우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초고령시대 부모돌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간호사만으로는 부모돌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오히려 부모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의료인 면허관리는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우발적인 교통사고도 면허를 빼앗는 것은 강탈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포기하지 않겠다. 통합과 연대로 수준 높은 의료와 돌봄을 지켜 나가겠다”라며 “더 나은 의료와 돌봄을 위한 협력과 연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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