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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재정위에 공급자 단체 배제하면 '수가협상 보이콧'해야
대개협, 재정위에 공급자 단체 배제하면 '수가협상 보이콧'해야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5.0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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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회장 "미국도 안 쓰는 SGR모형 한국만 고집···개선해야"
이형민 회장 "응급실 뺑뺑이 사고도 결국 저수가가 근본 원인"
임현택 회장 "소청과 탈출 노키즈존 학술대회 6월 11일 개최"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회장 김동석)가 공급자 단체가 재정위원회에 들어가지 않는 수가 협상은 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가 협상은 이달 개시된다.

대개협은 지난달 3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31차 춘계연수교육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불합리한 수가 협상에 더 이상 끌려 다녀선 안된다”라며 “협상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동석 회장은 “수가협상에 가는 것 자체가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불공정하다”라며 “의협에도 3월 초 대개협 공문을 보내 이번 협상을 거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21년에는 3.0% 인상률을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합당한 근거 없이 2.1%로 결정됐다”라며 “물가와 금리, 임금 등이 반영되는 합리적인 수가협상 모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SGR모형은 미국에서 만들었는데, 그들도 불합리하다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국만 이 모형을 사용한다”라며 “매번 협상이 끝나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모형을 만든다고 말은 하지만, 계속해서 약속을 안 지킨다”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재정위원회에 공급자 단체가 배제된 점도 거론했다. 김 회장은 “소요재정(밴드)을 정하는 재정위에 공급자단체가 들어가지 않고 있다”라며 “의료기관 어려움 호소하기 위해 재정위 열리는 날 문 앞에 있었는데, 30여분 동안 입장 가부를 논하느라 고성이 오가더라. 비참함을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협 집행부에 부탁한 것은, 수가협상 조건을 세워달라는 것이다”라며 “재정위에 공급자 단체가 참여하는 것을 반드시 확립하고, 우리가 참여하는 조건 하에 협상에 들어가 달라고 부탁했다. 밴드가 결정된 상황에서 들어가는 협상은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통과된 간호법과 의사면허박탈법에 대해선 “간호법과 같은 소모적인 법에 의한 피해는 명약관화하다”라며 “13개 보건의료직역 법을 다 따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의사면허박탈법은 “반드시 재론이 있어야 한다”라며 “수정 입법이 나와서 현실에 맞는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필수의료 붕괴 문제에 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김 회장은 “응급실 뺑뺑이 사고 등 빈 병상이 없어서 환자가 갈 곳이 없는 것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라며 “필수의료는 결국 수가 문제이다. 사명감이 있더라도 수가가 부족하면 병원을 유지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응급실에서 일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응급이라는 단어가 주목받았던 적은 없다”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시키면 해결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는 척 하든지', '배 째던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고가 난 이유는 최종치료를 담당할 인프라가 부족해서”라며 “그 해결책으로 무조건 119는 병원에 환자를 내려놓는다는 법을 만들었는데, 책임 소재를 응급의학과로 넘겨버린 것이다. 많은 응급의학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그만두겠다며 빠져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든 문제의 원인은 저수가의 문제이다. 상급병원의 과밀화 문제 그리고 취약지의 인프라 부족의 문제 등이다"라며 "이런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을 손보지 않고서는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액배상판결 문제에 대해선 김 회장은 “분만과정에서 과다출혈로 영구장애를 입은 환자에게 10억 6000여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 그래서, 총 15억원 배상 판결이 나왔다. 대처가 늦었다는 사유로 출생아가 뇌성마비를 입었는데 7억 5000여만원 배상이 인정된 판결도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의사가 필수의료를 하나”라고 물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일어난 문제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을 통해 해결하고, 의사들의 소신진료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대면 진료는 반대를 분명히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때는 코로나 진단명이 있었다”라며 “코로나와 상관없이 비대면을 한다면, 영상으로만 해야하는데 진단이 잘못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초진 비대면은 절대 안된다”라며 “만약 비대면을 한다면 격오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해야한다. 의료는 한번 결정되면 뒤집을 수 없다. 의약분업 당시에도 10년 후 재검토 한다는 국회가 20년이 지나도 재검토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국회의원들이 초진을 포함하거나 도시에서의 비대면을 하는 법안을 발의한다면 의약분업 사태보다 더 심한, 사활을 건 투쟁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위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을 지난 3월 29일 진행했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회장도 이날 소청과가 추진 중인 '노키즈존 학술대회' 진행 일정을 공개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 폐과 기자회견을 한 이후 복지부에서 만나자는 제스처가 많았지만,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라며 “그 사람들과 수 없는 세월을 논의했지만, 그들이 소청과의 의사를 반영해서 과가 살아남을 수 있게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울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소청과 탈출 노키즈존 학술대회'를 6월 11일 개최할 예정이고 그때 기자간담회를 다시 할 예정”이라며 “딱 하루 등록을 오픈했는데, 하루만에 200명이 등록했다. 800명 정원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12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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