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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해 병원 방문 힘든 환자도 진료받을 권리 있어”
“거동 불편해 병원 방문 힘든 환자도 진료받을 권리 있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4.18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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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 ‘제51회 보건의 날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26년째 거동 불편한 노인·장애인 보살펴···“더 많은 의사 왕진 참여하길”

“아파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와 마찬가지로 아파도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도 모두 저의 소중한 환자들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진료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사진, 서울 노원구 파티마의원장)은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 7일 ‘제51회 보건의 날 및 제75회 세계보건의 날’을 맞아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보건복지부는 장 부회장이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돌봄-의료 통합형 방문진료’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활성화에 기여해 안전한 진료 환경을 조성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방역과 감염병 대응 회의에 적극 참여해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쓴 점도 수상자 선정 이유로 들었다.

장 부회장은 지난 1997년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에 위치한 ‘백사마을’에 개원했다. 지금까지도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로 판자집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더 열악했지만 장 부회장은 오히려 “정겨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며 마을에 떡 두 말을 돌리고 개원한 후 진료를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보살펴 줄 가족이 없어 의료와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고령자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환자를 위해 호출을 받으면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왕진 진료’를 시작해 26년째 이어 가고 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위해 외상 진료와 나눔 진료도 마다하지 않았다. 의료 취약계층을 보살피는 그의 헌신적인 모습은 지난 2022년 2월 4일 EBS1 명의 ‘나는 왕진 의사입니다’ 편을 통해 방영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의 배려와 나눔의 온정을 통한 헌신은 백사마을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신뢰를 받는 의료인과 의사단체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동료 의사들과 ‘노원구청년의사회’를 결성, 매월 정기적으로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여성노숙인 요양시설 ‘영보자애원’을 비롯해 사회복지시설과 도서 벽오지 등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의 건강을 보살폈다. 

‘노원구청년의사회’의 사회공헌 활동에 보건사랑회를 비롯한 봉사모임들도 동참해 연간 약 1800명, 5년간 약 9000여 명 이상의 소외계층에게 의료와 봉사 나눔 활동을 펼쳐 지난 2007년에는 한미참의료인상(단체)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제51회 보건의 날 및 제75회 세계보건의 날’을 맞아 개최된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한 장현재 부회장.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에 그가 꿈꾸는 통합 케어의 이상은 더욱 본격화됐다. 그가 운영하는 파티마의원 내에 재가복지센터를 개설하고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간호사 등으로 이뤄진 팀을 구성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장기요양서비스는 물론 의료와 연계한 ‘돌봄-의료 통합형 방문진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돌봄과 의료의 단절이 아닌 통합형 방문진료서비스 모델을 선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장 부회장은 ‘일차의료 방문진료제도 수가 시범사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적극 참여해 질병관리청이 주관한 52차례 코로나19 대책 회의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국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장 부회장은 노원구 청년의사회장, 노원구의사회장,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 및 감사, 의협배상공제조합 총무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도 의협 전체이사, 대한개원의협의회 총무부회장,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의료자문위원(간사) 등을 맡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장현재 부회장은 “몸이 불편해 병원에 방문하기 힘든 환자들을 위해 점심도 수시로 거르며 왕진을 오랫동안 다니긴 했지만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국민훈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복지부에서 ‘숨은 발굴자’라며 수상 제의가 왔을 때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훈에 대해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저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계속 왕진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의사들의 왕진 참여도 최대한 많이 이끌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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