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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3주년 특집호] “목표 부위에 항암제 신속·정확히 전달 가능”
[창간 63주년 특집호] “목표 부위에 항암제 신속·정확히 전달 가능”
  • 의사신문
  • 승인 2023.04.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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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로봇의 시대, 어디까지 왔나?-로봇 발전으로 암 정복 가능해질까?
마이크로로봇 기술 통해 간암색전술의 진화 가능해져
마이크로로봇, 암과 더불어 연골 등 다양한 분야 치료 가능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

마이크로의료로봇은 국제학계에서 처음 소개된 이래 항상 호기심을 끄는 신기술 분야였다. 1999년 말 과기부 21세기 프런티어사업단장을 맡았을 때, 이 사업을 통해 마이크로의료로봇을 새롭게 개척하고자 했다. 필자가 2001년도부터 개발해온 마이크로의료로봇은 △대장내시경로봇(직경 24mm) △캡슐내시경(직경 12mm) △혈관치료 마이크로로봇(직경 1mm) △박테리아 나노로봇(직경 3μm) △구동 캡슐내시경(직경 12mm) △대식세포 마이크로로봇(직경 20μm) △줄기세포 마이크로로봇(직경 300μm) △다기능 캡슐내시경(직경 12mm) △나노의료로봇(직경 100nm) 등이 있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이란 외부와 연결된 선 없이 인체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진단이나 치료기능을 하는 초소형 의료로봇을 말한다. 다만 로봇이란 항상 운동기능이 있어야 한다. 운동기능이 없다면 굳이 로봇으로 부를 필요가 없다고 본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의 특성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관점에서 보면 ‘Active Drug Delivery System(능동 약물전달체)’다. 마이크로의료로봇보다 오히려 이 용어가 이해를 돕기에 쉬울 것이다. 거대한 DDS 시장에서 약물전달 기능을 신속히 그리고 효율 높게 진행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과연 ‘마이크로로봇이 암 정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 구체적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지난해 ‘마이크로로봇기술을 이용한 간종양 치료용 간동맥 화학색전시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간암 색전술에 마이크로로봇 기능을 부가한 새로운 시술이다. 종양색전은 다양한 혈관색전술에서 37%를 점유하는 가장 큰 시장이며, 간동맥화학색전술은 간암 치료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치료법으로 알고 있다. 2026년 세계시장 규모는 23.7억불이며, 국내시장은 약 3426억원, 환자수는 약 2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기존 색전술의 문제점은 색전입자가 역류되거나 유실되어 표적화 효율이 낮다는 점이다. 또 매우 작은 종양혈관에 색전입자를 주입하기 위한 초선택(superselection) 기술이 쉽지 않으며, 시도하다가 혈관손상이나 2차 감염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색전술에 정밀 마이크로로봇 제어기술을 더해 색전입자 전달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적용되는 기술은 마이크로로봇 제어기술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자기장 제어기술이다. 이와 더불어 색전입자 능동제어, 실시간 색전입자 영상모니터링, 색전입자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입자 실시간 위치인식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의료기기가 커지면 환자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병원에서도 설치 어려움이 커지므로 간편한 이동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시술의 완성 구성 요소는 총 6개가 있다. 능동형 색전입자, 자기장 구동장치, 위치인식 장치, 내비게이션 S/W, 마이크로카테터, 그리고 시뮬레이터이다. 총 5년 사업으로 유효성 평가 및 IND filing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마이크로로봇 기술을 이용한 손상된 무릎연골 재생시술’이 있다. 재미있는 기술 중 하나로, 이 또한 우리 연구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 내용은 지난 2017년 한 국제저널 표지로 소개됐고, 몇 달 후 스타트업 기업에 기술이전됐다. 그동안 같이 공동 기술 개발을 해오다가 2021년 범부처사업으로 상용화 연구개발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시술은 무엇보다 대상 시장이 무척 크다, 골관절염 시장은 세계적으로 2025년 1110억불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우리가 유일하게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기술도 색전술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빈번히 하고 있는 BMAC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에 능동정밀제어를 부가해 치료효율을 대폭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BMAC 시술은 큰 절개가 문제점이었지만 이 신기술을 적용하면 주사로 침습을 최소화하고 전달율을 95%로 대폭 올릴 수 있다. 줄기세포 BMAC를 담은 마이크로전달체 크기는 약 300μm이다. 시술을 위한 주요 구성 요소로는 마이크로전달체, 자성나노입자, 전자기구동장비, 착용형 고정장치, 주입용기기 및 위치센싱장치가 있다. 총 5년 사업으로 임상시험 완료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의료기기 개발 회사인 Biot는 이 기술로 올해 초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우리 연구원은 2019년부터 이같은 보건복지부 대형 연구개발사업을 주관하면서 매우 다양한 마이크로 의료로봇 요소 기술과 관련 시술을 다양한 전문기관들과 함께 협력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암 관련된 신기술 연구개발로는 NK Cell/Exosome 기반 암치료시술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술은 기본적으로 앞에 우리가 이미 개발했던 다양한 마이크로의료로봇 사례를 넘어 인체 내에서 다양한 Carrier(항암제, 성장인자, 캡슐, scaffold)를 인체 내 목표 부위에 정확히 그리고 신속히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시간이 가면서 다양한 항암 시술에 적용이 되리라 전망한다. 이는 항암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시술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μm크기의 세균이나, nm크기의 바이러스에 각각 상응하는 크기의 항체를 외부에서 투입하는 것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분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 다양한 특허를 선점해야 한다. 일반 수술로봇 기술은 미국이 선점해 한국이 세계시장에 진입하는데 부담스러운 기술료 등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마이크로의료로봇 분야는 한국이 외국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충분히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외국과의 기술경쟁을 넘어서기 위해 기존 연구개발을 넘어 희망기업이 참여하여 임상 GMP 시설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외국에도 이렇게 서로 바로 연계된 기능을 가진 기관은 없다. 앞으로 마이크로의료로봇에 많은 관심과 상호 협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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