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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골질고정 로봇수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합병증도 적어
천골질고정 로봇수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합병증도 적어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4.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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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사라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아시아 최초 400례 달성
재발률 2%, 젊은 환자도 필요···미세침습술은 한국이 세계 선도 가능

“천골질고정 로봇수술 비용이 개복수술에 비해 고비용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흉터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면서 합병증도 적어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사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는 최근 의사신문과 인터뷰에서 ‘천골질고정 로봇수술’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3년 2월 23일로 이사라 교수가 집도하는 천골질고정술이 아시아 최초로 4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019년 이 교수가 세계 최초로 다빈치SP로 단일공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에 성공해 그 성과를 미국 산부인과 내시경학회에서 발표한 지 4년여 만이다.

천골질고정술(Sacrocolpopexy)은 흔히 고령의 여성들이 “밑 빠졌다”고 부르기도 하는 골반장기탈출증 치료법 중 재발이 가장 적은 수술법으로 알려졌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골반을 지지해 주는 인대와 조직이 느슨해져 골반 내의 장기들이 밑으로 쳐지면서 발생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과거에는 주로 개복수술로 치료했지만 흉터가 커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느리며 재원일수가 긴 것이 환자에게 부담이었다. 복강경 수술도 가능하지만 많은 봉합이 필요해 수술 및 마취 시간이 4~5시간으로 길며 이 때문에 회복저하, 폐합병증 증가 및 추가적 수술 관련 위험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엔 단일공 수술로봇이 발달하면서 배꼽 부근에 2.5cm 내외의 구멍 1개만 절개하면서도 기존보다 짧은 시간에 꼼꼼한 봉합이 기능해졌고, 신체 내 깊은 곳까지 섬세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 교수는 천골질고정 로봇수술에 대해 “단 한 번에 끝내는 수술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재발인데 로봇수술 특유의 장점으로 재발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천골질고정 로봇수술의 평균적인 재발률은 약 5% 내외로 개복수술에 비해 매우 적지만 최근 400례를 달성한 이 교수의 경우엔 더 적어서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주로 노년기의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서도 적지 않아 이 교수는 “저의 환자들 중 약 4분의 1은 30~40대 환자들”이라면서 “고령 환자들은 주로 방광이나 직장이 빠지는데, 젊은 여성들은 자궁만 쑥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술 부담이 적은 고령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젊고 활동이 많은 30~40대 젊은 여성들에게도 천골질고정 로봇수술은 재발이 적으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말했다. 

개복수술에 비해 모든 면에서 로봇수술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루어진 개복수술은 100만 원이 좀 넘는 본인 부담금만 부담하면 되지만, 아직 비급여인 로봇수술은 병원마다 책정가가 다르긴 하지만 약 1000만 원 정도의 수술비용이 발생한다. 수술 건수나 재정 문제 등의 이유로 급여화가 당장은 어려울 것 같아 아직은 실손보험이 가능한 경우나 경제적 여력이 충분한 경우에만 로봇수술을 추천하는 이유다.

최근 젊은 의사들이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천골질고정술과 같은 미세침습술은 굉장히 발달돼 있어 아시아를 선도하고 있는 분야이고, 이를 넘어 세계에서도 리딩 그룹을 이끌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점을 젊은 후배들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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