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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응급실 뺑뺑이 사망'에 "필수의료 정부차원 강력 지원해야"
의협, '응급실 뺑뺑이 사망'에 "필수의료 정부차원 강력 지원해야"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3.03.2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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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적인 재정투입 통한 필수의료 수가 인상 수반돼야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가 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29일 발표했다.

의협은 “지난19일 대구에서 한 환자가 응급 상황에 직면했으나 중환자실 등 응급실 병상 부족으로 제때 의료기관 이송과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했다”라며 필수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쯤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진 A양(17)이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를 다쳤다. 출동한 구급대가 A양을 동구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지만 전문의 부재를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다시 한 병원의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고 응급환자가 많아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2곳을 더 돌아다니다 한 종합병원에 A양을 인계하는 과정에서 오후 4시 30분쯤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협은 대구와 같은 응급의료 시스템 문제가 발생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모두 수용하여 진료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작 당장 응급의료처치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응급환자가 적시에 의료기관으로 가지 못하고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응급현장의 사례와 문제점을 적극 파악하고, 응급의료 시스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여 개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대처 또는 부족 문제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의료인에 대한 부적절한 행정조치 등은 의료진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의료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규제나 엄격한 법 적용보다는 충분한 개선 대책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응급의료를 비롯한 필수의료 붕괴를 막고 필수의료를 활성화하려면, 의료인들이 적극적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의사들이 다른 걱정 없이 오로지 환자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안정적인 의료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전공의 및 전문의를 포함한 필수의료 분야 인력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강화 △필수의료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전폭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인상 및 공공정책수가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의협은 “필수의료의 위기는 국가 전체의 위기이며, 한번 붕괴된 의료시스템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지원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대한의사협회는 필수의료를 살리고 국가 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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