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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의학과 중심 각 전문의가 팀 이뤄 다학제 진료 제공”
“중환자의학과 중심 각 전문의가 팀 이뤄 다학제 진료 제공”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3.2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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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개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10주년···“중환자의학 발전 이어 갈 것”
간호사·약사·영양사까지 함께 회진···재활·심혈관계 치료도 성과, ‘에크모’는 세계 최고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를 기본으로 각 진료과별 담당 교수와 전문의, 전공의는 물론 간호사와 약사, 영양사까지 모두 포함해 다학제 진료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이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개설한 중환자의학과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계획을 밝혔다.

2013년 이전까지 국내 병원들의 중환자실 대부분은 각 진료과에 운영을 맡기고 있어 ‘맞춤형 치료’는 어려웠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당시 선진국 수준 중환자 치료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중환자의학과를 개설하고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제도’ 와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을 도입해 국내 의료계의 이목을 끌었다.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제도는 중환자의학 전문의를 배치, 24시간 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제도로 당시 교수 5명과 임상강사 4명을 포함해 중환자 전문의 9명이 배치됐다.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은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를 기본으로 각 진료과별 담당 교수와 전문의, 전공의는 물론 간호사와 약사, 영양사까지 함께 중환자실 회진을 함께 한다. 

정치량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중환자실이 진료과 중심이 아닌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에 의해 운영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중환자실 전담 인력들이 구성돼 언제든 보호자가 환자 상담과 치료계획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중환자의학과 관련한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하버드대와 공동으로 구축한 중환자실 등록시스템으로 임상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노력으로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치료의 질은 눈에 띄게 높아졌고 각 중환자 치료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중환자실 환자들도 ‘중환자 재활팀’의 전문 참여 아래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해 2014년 기준 섬망을 경험한 환자 평균 비율이 45%에서 35%로 감소돼 조기 중환자 재활치료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심혈관계 중환자치료와 같은 세부 영역에서도 치료 성과가 나와 2015년 12월까지, 2013년 3월 이전 전담전문의와 다학제 진료가 없는 ‘낮은 관리 그룹(low-intensity)’ 616명과 2013년 3월 이후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배치되고 다학제 진료를 받은 ‘높은 관리 그룹(high-intensity)’ 1815명을 나눠 조사한 결과, 낮은 관리 그룹 대비 높은 관리 그룹에서 사망률이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크모’ 치료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한 ‘심인성 쇼크’ 대상 환자 중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낮은 관리 그룹 대비 높은 관리 그룹에서 상대적 사망위험율이 76% 감소했다.

심장내과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특히 약물 사용에 불응하는 심인성 쇼크 환자 치료에 기계적 순환보조 장치인 대동맥 내 풍선 펌프, 체외막 산소화 장치(에크모, ECMO), 좌심실 보조 장치(인공심장) 등 체외순환기계 이해가 요구된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최초로 ‘다학제 심혈관계 중환자치료팀’을 구성, 심장내과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를 배치, 운영 중이며, 지난 2014년 심장외과와 순환기내과, 중환자의학과, 체외 순환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인 ‘에크모팀’은 에크모 전용 이동형 중환자실 차량 개조 등 투자를 늘려 ‘중증, 응급 환자 치료 환경’을 개선했고 작년에는 에크모(ECMO)팀에서 에크모 치료 2000건을 달성했다. 

작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 추계 학술대회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코로나19로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을 세계 최소 수준인 67%로 보고했다.

2013년 첫 개설 당시부터 지난 2021년 3월까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과장을 맡았던 서지영 교수(현 대한중환자의학회장)는 “우리가 에크모 치료에 있어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니 다른 병원들도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전체의 에크모 성공률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진 중환자실 감염에 대비해 중환자실을 1인실 체제로 개선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박치민 중환자의학과장은 “예전에 오픈 공간으로 운영하던 중환자실들이 최근엔 1인실 체제로 개선하는 추세인데, 우리병원도 우선 감염 진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내과계 중환자실을 전면 1인실로 전환했고, 나머지 중환자실들도 최대한 1인실을 늘릴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박치민 과장은 “중환자들을 위한 정밀 맞춤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는 10년을 달려왔다”며 “국내 중환자 의료를 선도하며 일구어 낸 최초 성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중환자의학 발전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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