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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 5만여 명 “야당에 저항해 악법 저지할 것”
보건의료인 5만여 명 “야당에 저항해 악법 저지할 것”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3.02.2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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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의료인면허법 규탄 궐기대회’에 전국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 집결
의협 비대위 공식 출범···박명하 비대위원장 “분골쇄신해 투쟁 선봉에 서겠다”
삭발식과 가두시위 등 진행···공동 결의문에서 “의료인에서 ‘간호사’ 제외하라”

일명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법’을 강행처리하려는 거대 야당을 규탄하고 입법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집결한 5만여 명의 보건의료인들의 목소리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여의도광장을 뒤덮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의료인면허법 강행처리 규탄 400만 총궐기대회’를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광장 옆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간호협회를 제외한 모든 보건의료인단체 회원 400만 명을 대표해 참석한 5만여 명이 한 목소리를 내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민주당사 앞까지 찾아가 가두시위를 펼쳤다.

행사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및 선포식이 개최됐고, 공식 출범한 비대위는 앞으로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법 저지를 위해 투쟁의 중심에서 총력을 다할 것임을 알렸다. 

지난 23일 선거에서 70%에 가까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당선된 박명하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이날 비대위 선포식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간호법·면허박탈법을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의 횡포로 몰아부쳤다. 이러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거에 저항하고 악법 저지를 위해 의협 대의원총회는 비대위 구성을 의결하고 저를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위임하는 위원장으로 선출해 제가 투쟁의 선봉에 서게 했다”며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과 사소한 과실죄마저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다면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면허박탈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구 수정이 필요한 악법을 제대로 된 절차를 무시하고 거대 야당의 횡포로 밀어부친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한 우리 14만 의사와 400만 보건복지의료인들은 거대 야당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끝으로 박 위원장은 “오늘 비대위의 공식 출범을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에 강력 경고하고 악법 저지를 위한 모든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며 “저는 분골쇄신 투쟁의 선봉에 서서 희생하고 결단코 승리해 악법을 저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보건복지의료연대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13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의협 비대위 선포식에 이어서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에 반대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 13개 단체의 깃발을 높이 든 기수단이 무대에 입장해 투쟁의 열기를 더했다. 

이어서 보건복지의료연대에 참여한 의료직역단체 회장들이 대회사를 낭독했다. 먼저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해부터 우리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간호법과 맞서 싸워왔지만 국회와 정치권이 간호사라는 특정 직역의 편향적인 입장만을 전면 수용해 보건의료계를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간호법이 폐기될 때까지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의협의 경우 엄중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한 만큼 저희 집행부와 비대위가 힘을 합쳐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확대법 저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민주당은 간호사단체의 잘못된 입장만 대변한 간호사법을 강행처리해 의회민주주의에 역행하고, 민주사회의 기본원칙마저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약소 직역들에 대해서는 처우개선과 존중을 찾아볼 수 없다”며 “간호사법이 완전 철폐될 때까지 우리는 결단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은 “간호법은 보건의료인들이 각자의 면허 범위에서 규정된 일을 수행하며 유지되는 의료질서를 무너뜨리는 악법”이라며 국회에 “지금이라도 폭주를 멈추고 각성하고 원점부터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주요 인사들의 격려사도 이어졌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협은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극한 투쟁도 불사할 것을 결의했다”며 특히 “회원 중 민주당 당원 탈당 운동을 전개하고, 후원금 납부 거부 및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낙선운동까지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간호협회가 간호 악법 제정을 가속할수록 우리의 연대는 강철처럼 단단해지고, 악법 철폐를 향한 투쟁의 불꽃은 모든 회원의 가슴에 활활 불타오를 것이며 우리의 투쟁은 악법이 완전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동섭 병원협회 회장은 “1년 365일 환자 곁을 지켜야 하는 우리 보건복지의료인이 차가운 거리에 모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의료와 관계된 범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5년 이상 의료인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협회의 주장만을 반영한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직역 간 업무 범위 침탈과 보건의료체계의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환자안전 측면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국회는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법의 본회의 직회부를 철회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병원협회는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힘을 모아 투쟁의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역단체 주요 관계자들의 삭발식도 진행돼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 저지를 향한 보건의료인들의 결연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과 조영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전지부 회장,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이 보건복지의료연대를 대표해 삭발을 단행했다.

이어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민주당이 간호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면서 법사위에 계류되된 7개 법안이 한꺼번에 올라가 간호법이 아니었다면 폐기되었을 의료인 면허 취소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까지 되살아났다”며 “이것이 의료인들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것에 대한 대가인가”라고 분노했다.

박 회장은 “우리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가 모두 한목소리로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 강행통과를 저지하지 못하면 민주당의 비민주적인 본회의 직회부 때문에 국민들에게 무시당하는 의료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장, 조영기 대한방사선사협회장,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김양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등의 연대사가 이어져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결의했다.

이날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 저지를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며 앞으로 간호사를 의료인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문은 최운창 전남의사회장과 김영달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장, 박명화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부회장, 이정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서울시회 남성분과위원이 공동으로  낭독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결의문을 통해 “민주당의 일방적 간호법 및 의료인면허법 본회의 직회부 의결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를 심판하기 위한 조직적이고도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다”며 “간호조무사들의 전문성 향상과 의료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간호조무과 전문대 개설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의료를 논하면서 의사를 적으로 돌리고, 다수의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들의 영역을 침해하고 있는 간호인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간호사들의 지역사회 포괄의료행위를 막기 위해 간호사의 의료인 지위 삭제를 위한 전방위적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400만 회원들이 의료의 중심에서 국민과 동료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을 위협하는 간호인들의 직역이기주의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더 나은 통합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투쟁에 함께하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자”고 당부했다.

이어 박명하 위원장의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 저지를 위한 투쟁을 결의하는 구호 제창과 이에 따른 청중들의 절규에 가까운 함성이 이어졌다.

끝으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과 의료인면허법 폐기를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이날 궐기대회가 진행된 여의도광장에서부터 이번 입법 강행 논란의 진원지인 더불어민주당사 앞까지 진행하고 행사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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