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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정신건강 ‘적신호’···우울감 3.5배, 스트레스 인지율 2배 이상
전공의 정신건강 ‘적신호’···우울감 3.5배, 스트레스 인지율 2배 이상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3.01.26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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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제도개선 근거로 활용”
평균 근로시간 예년 대비 소폭 증가···인턴·레지던트 1년차 과로 경향
필수의료과 주당 80시간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개선 요원

전공의 근무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서 전공의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공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로 일반인구 집단 26.2%에 대비 2배 이상이었으며, 2주 이상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23.6%로 일반인구 집단 6.7%의 약 3.5배였다. 자살생각 비율도 17.4%로 일반인구 집단 12.7%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약 1개월 간 전공의 1만3350명을 대상으로 2022 전공의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총 응답자 수는 설문 개시자 2856명, 설문 완성자 1984명으로 설문 완성자 기준 응답률은 14.8%였다.

대전협은 지난해 예방의학과 전공의들이 다수 포함된 전공의실태조사개편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문항을 개편했다. 조사 정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문항을 수정하고, 정신건강 및 직무스트레스 관련 문항, 임산부 야간 근로나 배우자 출산 휴가 등 임신 및 출산 관련 문항을 보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77.7시간으로 예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비율도 52%에 달해,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근로시간 제한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내내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비율은 연차가 쌓일수록 낮아졌다. 4주 평균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경우가 있다고 답한 인턴 응답자 비율은 75.4%, 레지던트 1년차는 55.3%, 2년차는 51.8%, 3년차는 43.3%, 4년차는 21.3%로 나타났다.

연속근무 비율 또한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66.8%에 달했으며, 2회는 31.5%, 3회는 10.3%, 4회도 5.9%였다.

연차별로 보면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한다고 응답한 인턴은 84.4%, 레지던트 1년차는 70.2%였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 또한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전협은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해 인턴 수련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파악된다”면서 “또한 주로 액팅 업무를 담당하는 1년차 전공의의 업무 부담이 과도해, 향후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 및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노동 강도를 경감할 필요성이 있다”고 결과를 해석했다.

전공별로 보면 전공의 수급난을 겪고 있는 필수의료과에서 과로 경향이 짙었다.

4주 평균 80시간 초과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흉부외과 100%, 외과 82%, 신경외과 77.4%, 정형회과 76.9%, 안과 69.4%, 산부인과 65.8% 순으로 높았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 비율도 신경외과 87.1%, 산부인과 84.9%, 흉부외과 84.2%, 외과 84%, 내과 81.1%, 정형외과 75.4% 순으로 높았다.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 시 전공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4시간에 불과했다.

몸이 아플 때 병가 사용도 자유롭지 못했다. 병가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4%에 그쳤으며, 병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동료의 업무 부담 가중(57.9%), 수련기관의 분위기(26.9%)가 주로 꼽혔다.

한편 임신 및 출산 경험이 있는 전공의 2.8% 중 87%가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강민구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 실태조사는 전공의법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근무환경 변화를 추적해 나가는 데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조사 결과는 연속근무 제도 개선,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 등 수련환경 개선 요구의 기반이 되는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실태조사 자료를 연구 목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개방할 계획이다. 수련기관명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삭제해 응답자 특정 가능성 위험은 원천적으로 차단하되 조사 취지에 맞는 자료 활용을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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