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이태원 참사 당일 '닥터카' 탑승 논란 신현영···국조위원 사임
이태원 참사 당일 '닥터카' 탑승 논란 신현영···국조위원 사임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2.12.20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與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자 범죄행위"
申 "저의 합류로 재난대응 불편함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태원 참사 당시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긴급출동하는 '닥터카'를 탑승해 해당 차량의 도착 지연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20일 국정조사 특별위원직을 내려놨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앞서 18일 보건복지부가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에 제출한 'DMAT(재난의료지원팀)' 출동요청시간·출동시간' 자료에 따르면 명지병원 DMAT은 지난 10월30일 0시51분에 병원을 출발해 오전 1시45분에 이태원 사고현장에 도착했다. 명지병원에서 사고현장까지는 최단거리로 24.8km이다. 그런데 이동 시간에 54분이 소요된 것이다.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보다 거리가 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36.3km)이 26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성모병원(35.3km)은 36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것과 대조적이다.

명지병원 DMAT은 당일 최단거리인 강변북로로 이동하고 있었으나, 중간에 합정역에서 신촌역과 이대역을 거쳐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 신 의원을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같은 경로 변경으로 명지병원 DMAT은 도심을 통과하느라 최단거리(24.8km)를 수km 우회함은 물론 신호 등의 영향을 받으며 사고 현장에 54분여 만에 도착한 것으로 추측된다. 만약 강변북로를 따라 가다가 신용산역 방면으로 진입했다면 이보다 10~20분 가량 현장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 사고와 같이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이 통상 4분에 불과한 것에 비춰보면 10~20분의 시간은 결코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 의원은 10월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런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라며 "깔리는 순간에 곧바로 구조하지 않으면 대부분 골든타임 4분(을 놓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명지병원 의료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긴급한 환자 이송이 대부분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병원은 DMAT 활동보고서에 “선착 DMAT의 중증도 분류, 처치가 이미 완료됐다”라며 △현장 응급의료소 지원 △경증환자 이송 등의 업무를 마친 후 오전 2시25분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1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당 사실 보도에 앞서 신 의원과의 통화에서 DMAT탑승 지점에 대해 문의했으나 신 의원은 “명확하게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DMAT과는 이동 중간에 만나서 합류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DMAT소속이 아님에도 닥터카를 탄 이유에 대해 “이동 과정에서 상황 공유를 하면서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연락했다”라며 “당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같은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최악의 갑질이자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스러져간 꽃다운 생명 앞에 자기 정치 생색내기에만 몰두한 신 의원은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서 과연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1분 1초 촉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구급차까지 이용해 사진찍기 소품으로 이용, 희생자 생명을 위태롭게 만든 '참사 속의 참사'”라며 “민주당이 정의의 투사라도 되는 양 '조속한 국정조사', '진상규명'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지 못할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신 의원을 향해 “본인의 정치적 골든타임을 위해 희생자들의 골든타임을 앗아간 것”이라며 “의원직을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회의원 자격이 아닌 응급의료팀의 일원으로서, 의사로서 가야 현장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DMAT와 같이 움직이면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게 가장 현장 수습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2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국조위원 사임을 표하면서 “저의 합류로 재난 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돼야 한다”라며 “국민의힘 위원님들께서 국민들이 부여한 권한을 가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국가의 책임을 밝혀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사의가 수용되면 민주당은 신 의원 몫의 국조특위 위원을 추가 임명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