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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확장, 한국 의료 초토화시키는 시발점 될 것"
"대학병원 확장, 한국 의료 초토화시키는 시발점 될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2.12.1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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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성명서 발표
건보재정 파탄과 의료비 상승 및 지역 간 의료 격차 악화 초래

대학병원들의 확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가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대학병원들의 분원 경쟁이 건보재정 파탄과 국민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회장 박진규)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대학병원의 확장은 정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 의료를 근본적으로 초토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여러 대학병원들이 분원 형태로 수도권에만 6000병상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학병원 간의 경쟁은 결국 '인력'이라는 근본적 딜레마를 벗어날 수 없어 결국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악화시킬 것이란 게 협의회의 지적이다.

협의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포화된 병상의 과포화와 지역 간 불균형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 것"이라며 "분원 설립으로 수도권에는 많은 의료 관련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인력의 수도권 이동은 의료 취약 지역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중소병원의 인력 또한 대학병원으로 이동하게 돼 종별 간 간극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의료의 수도권 집중과 종별 간극 확대는 의료라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 없는 대학병원의 성장, 의료 취약지역의 증가는 '공격수만 있는 축구팀'처럼 유지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수도권 집중을 막아 지역 의료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해야 한다는 게 협의회의 입장이다.  

협의회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 없는 대학병원은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어 건강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병들게 한다"며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분원 전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면 무지한 것이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선과 악을 호도하는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5년간 문재인 케어로 환자들의 대학병원 집중이 심화되면서 의료 전달체계의 근간이 위태로워지고 건보공단 재정난이 악화됐다"며 "대학병원 분원 경쟁은 건보재정 파탄과 국민 의료비 상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정부는 관리·감독과 조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집중된 대학병원의 분원 경쟁이 지역의료를 황폐화시켜 대한민국 전체의료를 파탄시키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며 "이런 분원 경쟁의 책임은 그것을 허가하거나 방관한 정부의 책임인 만큼 빨리 정책을 조율해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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