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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주도 의사과학자 연구사업, “‘목표치보다 10배‘ 성과”
병원 주도 의사과학자 연구사업, “‘목표치보다 10배‘ 성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2.12.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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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재홍 사업 총괄책임자(고려대구로병원 연구부원장)
임상의사가 의사과학자 양성·연구 주도해야 유의미한 연구로 국부 창출

최근 새로운 의과대학을 설립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기존 대학병원들의 주도로 실시된 의사과학자 연구사업 성과가 당초 목표치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의사교육기관을 설립하기보다는 이같은 방식의 의사과학자 양성과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용역으로 진행된 ‘2022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의 총괄 책임자 서재홍 병원협의체 회장(고려대구로병원 연구부원장·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이번 연구사업의 성과를 밝혔다.

본 연구사업은 각 진료과의 임상 의사들을 ‘의사과학자’로 양성해 이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연구공간과 시설, 교육 프로그램, 연구참여 임상의 연구시간 확보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전문의 7년차 이하 임상의사들을 연구 책임자로 자율주제 연구를 수행하게 해 병원별 내부 공모를 통해 최종 10개의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또 MD-Ph.D 우수 중견 연구자들 간 협력연구를 중심으로 혁신적 의료기술의 조기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도 수행했다.

공동연구사업에는 고려대구로병원, 한양대병원, 인하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고신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등 8개 대학병원이 참여했다. 

연구사업의 실적은 기대보다도 엄청나 예상 목표를 훨씬 뛰어 넘었다. 우선 논문실적은 무려 592편으로 128편의 당초 정부 R&D 논문 성과 목표를 10배 이상 뛰어 넘어 무려 463%의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특허실적 역시 112건의 당초 목표의 277%를 달성하는 310건(출원 264건, 등록 46건)의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인하대병원은 이번 연구사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 병원 전체 구성원들에게 큰 화제가 될 정도였다고 서 회장은 전했다.

이밖에도 연구사업을 통해 의료기기 17건, 소프트웨어 3건 등 총 20건의 시제품이 나왔고, 24건의 기술 이전으로 연구 성과가 실용화되기도 했다. 또 연구사업을 통해 8건의 창업과 투자유치가 발생했고, 28건의 (비)임상시험 실적이 추가창출됐으며 연구사업에 참여한 임상의사들이 모두 후속과제 선정을 통해 연구 연속성을 창출해 125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연구사업에 참여한 임상의사들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그동안 연구에 관심이 있어도 환자 진료에 시간이 쫓겨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사업을 통해 연구시설과 환경뿐만 아니라 연구행정, 연구시간 등의 지원도 받음으로써 높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의사과학자 연구가 활성화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임상의사들이 연구를 진행할 경우 행정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파격적인 배려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재홍 회장은 “만약 연봉 2억 원의 의사가 20억 원 상당의 연구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면 1억 원 정도는 연구과제를 통해 급여를 지급받고 이 기간 동안에는 환자진료를 하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사과학자 양성 및 연구’가 국가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카이스트나 포스텍, 유니스트 등의 국내 이공계 대학들도 연구 중심 의과대학을 설립하겠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의사교육기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이같은 방식보다는 기존 병원들의 주도로 의사과학자 양성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재홍 회장은 “사실 임상의사 입장에서 다른 이공계 연구자들이 진행해 온 관련 연구를 보면 임상적으로는 무의미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그만큼 임상의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의대 교수가 될 사람들이 연구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사업을 통해 매우 높은 성과를 달성해 그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젊은 의사과학자들을 길러내 이들이 주도하는 연구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되며 더욱 활성화돼야 더 큰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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