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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모양 아기 발 ‘선천성 만곡족’···조기 치료가 관건
골프채 모양 아기 발 ‘선천성 만곡족’···조기 치료가 관건
  • 조은 기자
  • 승인 2022.10.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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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중앙대병원 출생 신생아 2.7% 진단
조기 치료하지 않으면 발 변형으로 신발 신기 어려워져
임신 30주에 촬영된 ‘선천성 만곡족’ 태아의 3차원 초음파 사진.

태어날 때부터 아기의 발 모양이 안쪽으로 향하거나 발꿈치가 들리고, 발 앞쪽 끝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골프채 모양의 변형을 보이는 족부 기형을 ‘선천성 만곡족(彎曲足)’ 또는 ‘선천성 첨내반족(尖內反足)’이라고 한다.

신생아 1000명 중 1~2명꼴로 발견되는 이 질환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발 변형이 심해져 일반적인 신발을 신을 수 없거나 발등으로 걸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생한 신생아의 2.7%가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됐다. 선천성 만곡족의 평균 발생률인 0.1~0.2%에 비해 약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유민 중앙대광명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이상하거나 신경 근육 이상 또는 유전적 요인으로도 ‘선천성 만곡족’ 족부 기형이 생길 수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초음파검사 등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진단뿐 아니라 생후 치료 예후도 출생 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차원 초음파로 태아의 발 모양과 크기뿐 아니라, 측정 방향에 따른 변형각, 하퇴근 위축 등을 측정해 ‘선천성 만곡족’의 심한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질환 심각도 및 치료 예후 예측은 분만 전 임신부·보호자 설명 과정과 의료진의 치료계획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선천성 만곡족’ 아기의 치료 전후 모습.

이나미 중앙대광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 따르면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은 환아 중에는 단순히 발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기형을 동반하거나, 근골격계 장애뿐 아니라 수유에도 문제가 있어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미리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 정보를 알고 바로 신생아중환자실로 입원해 출생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예후에 도움을 준다.

특히 뼈 자체에 이상이 있는 ‘특발성 만곡족’의 경우에는 매주 한 번씩 점진적으로 삐뚤어진 족부 관절들을 정상으로 맞춰주는 소위 ‘폰세티(Ponseti) 도수요법’ 및 ‘석고 붕대 교정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인호 중앙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심한 만곡족은 흔히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 필요하고, 재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조기를 밤마다 수년간 차야 한다”며 “중앙대병원에서는 지난 5년간 약 200명 넘는 환아들에게 무릎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곡족 전용 외전보조기를 착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폰세티 비수술적 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약 20% 환아에게서는 변형이 심해 만족스럽게 교정되지 않거나 재발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엔 굳은 연부 조직에 대한 이완술, 힘줄 이전술, 절골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선천성 만곡족에 관심을 가지고 산전 초음파검사로 관찰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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