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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개최···대상 ‘아빠의 파도’
제1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개최···대상 ‘아빠의 파도’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2.09.26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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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가득하나 음습하지 않다···문장력·감각·진정성 모두 갖춰”
장만평 수상자 “인간의 아픔에 무뎌지지 않고 학업에 정진할 것”

제1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이 지난 24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렸다.

조광현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젊은 의학도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고양하기 위한 이 행사가 12회동안 꾸준히 지속될 수 있도록 해준 참여자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서울시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등 상금을 지원해주신 단체에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축사를 통해 “바쁜 학업 속에서도 의학도로서 겪은 경험과 느낌을 수필로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며, 미래 진료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바빠지겠지만 참여자들이 글쓰기에 정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의학도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영예의 대상(대한의사협회장상)에는 장만평(충남의대 의예과 1학년) 학생의 <아빠의 파도>가 선정됐다.

유형준 심사위원장(한국의사수필가협회 부회장)은 “이 작품은 아빠의 밀물, 가족의 눈물, 아빠의 눈물 그리고 화자의 눈물로 습기가 가득하다. 그러나 6살이었던 소년은 아픈 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의사를 꿈꾸는 의학도가 됐다”며 “이 작품은 습하되 음습하지 않다. 흠잡기 어려운 문장력, 남다른 감각, 진정성을 모두 갖춘 수필”이라고 총평했다.

장만평 학생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가족의 상처를 소재로 한 글로 수상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수상의 기쁨과 가족들을 진열대에 올려놓은 듯한 심정이 동시에 든다”고 수상 소감의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경찰 수사관으로 일을 하면서 얄팍한 지식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로움에 젖어 다른 사람의 상처에 관해 쉽게 이야기했던 순간들에 반성한다”며 “인간의 아픔을 마주하기 위해 의대에 입학해 새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았지만 끝내 무뎌지지 않고 지금 마음을 새기면서 공부하겠다”고 앞으로의 다짐으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금상 수상작은 2개 작품으로 서울시의사회장상에는 배정현(서울의대 의학과 4학년) 학생의 <제대로 위로하기>, 대한개원의협희회장상에는 이상경(고려의대 의학과 4학년) 학생의 <아등바등>이 선정됐다.

<제대로 위로하기>는 짧지 않은 속내를 잘게 흩트러뜨리지 않고 ‘위로’란 한 단어로 단순화해 명진히 엮어내 구성력이 탄탄하지만, 단락 간 접속이 다소 거친 느낌이 아쉽다는 평, <아등바등>은 의대생의 진정과 소망이라는 질적 요소를 넉넉히 담아낸 작품이나 독백 과잉은 독자와의 이질감을 조장한다는 평을 받았다.

특별상(박언휘젊은슈바이처문학상) 수상작인 김준성(성균관의대 의학과 2학년)학생의 <오늘도 신성모독!>은 일기 형식으로 다소 산만하게 전개되는 면이 있으나 성공적으로 주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상에는 강지형(서울의대 의학과 3학년) 학생의 <위선자의 고해성사>, 조한결(경희의대 의학과 3학년) 학생의 <거꾸로 숨바꼭질>이 수상작에 선정됐다. 각 작품은 한국여자의사회장상, 대한의학회장상을 수상했다.

<위선자의 고해성사는> 의학용 동물실험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으나 깊이와 몰입도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거꾸로 숨바꼭질>은 어린시절 놀이를 암 환자에 접목해 잔잔히 그려낸 솜씨가 돋보이나 문장의 호흡이 긴 점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상(한국의사수필가협회 회장상)에는 이하준(순천향의대 의예과 2학년) 학생의 <불꽃>, 김가연(인제의대 의학과 1학년) 학생의 <내 환자의 졸업을 위해>, 신혜연(아주의대 의학과 2학년) 학생의 <떳떳하게, 의대생> 총 3개 작품이 선정됐다.

유형준 심사위원장은 “지독하게 무거운 의대생의 일상에서 우려낸 신선한 자기 사유를 예술적 금솔씨로 지은 수필들을 만나 심사 내내 기뻤다. 더 좋은 수필을 쓸 가능성이 그 허술함보다 훨씬 넉넉해 만족스러웠다”며 “심사위원으로서, 글 쓰는 의사 선배로서 다시 한 번 수상을 한껏 축하한다”고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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