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7년새 90% 넘게 줄어든 위장외과醫···“위암수술도 못받는다”
7년새 90% 넘게 줄어든 위장외과醫···“위암수술도 못받는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2.09.03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한 고려대 의대 교수, “위장관외과 절체절명 위기”
보험적용도 문제···“상대적 저평가된 수가 세분화해야”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간호사가 숨진 이후 필수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필수의료의 핵심으로 꼽히는 외과 의사가 모자라 앞으로 우리나라 환자들이 위암 수술조차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김종한 고려의대 위장관외과 교수는 지난 2일 대한위암학회가 개최한 위암 분야의 국제학술대회인 ‘KINGCA(The 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K 2022’에서 ‘위장관외과 전임의 및 세부분과 전문의 지원 감소현황과 해법’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위장외과의 3대 문제로 △줄어드는 위장관외과 수술 건수 △줄어드는 위장관외과 의사 △위장관외과 보험 관련 문제점을 꼽았다. 

이 중 위장관외과 수술 건수 감소의 경우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위암 조기 발견으로 위암 자체가 자연적으로 감소한 줄어든 것과 함께 내시경 절제 수술 증가, ‘빅 5’ 병원을 위시한 위암 수술의 중앙 집중화 현상이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적으로 위암 관련 수술은 2만2000건이 넘었지만, 그 중 내시경으로 진행한 수술이 6000건에 달했다. 사실상 위암 수술의 40%가 내시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위장관외과를 지원하는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담간호사 없이는 수술이 어려운 병원이 많은 상황에서 향후 개원의로서의 진로도 불투명하다보니 위장관외과 의사 자체가 부족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대장암 수술이나 담낭절제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술 수가도 이 같은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그 결과 외과 전공의들 중 위장관외과를 지원하는 전문의들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외과학회에서 발표한 2013~2020년 외과학회 분과 전문의 현황에 따르면, 위장관외과의 경우 2013년 148명에서 이듬해 37명으로 크게 줄어든 이후 2015년 12명, 2016년 4명, 2017년 18명, 2018년 9명, 2019년 11명, 2020년 10명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7년새 위장관외과 전문의 90%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김 교수는 전공의들이 ‘위장관 외과’를 선택하기 위해선 △위장관외과 수련환경 개선은 물론 △위암수술의 중앙집중화 해소 △위장관외과 보험 문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그는 “제대로 된 외과 의사가 되려면 위장관외과 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강경 술기를 제대로 익히려면 위장관외과 수련이 필수적이라는 이유다. 

위장관외과 보험 문제 개선과 관련해서도 그는 “외과 내 다른 세부 분과에 비해 위장관외과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너무 저평가돼 있다보니 저수가 문제로 직결되고 있지만, 수가 인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가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강경 수술 시대에 맞춰 적절한 보상은 물론, 수술 재료에 대한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술 중 내시경 비산정 원칙은 아주 불리하므로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하고, 내시경을 이용한 술기의 경우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향후 항역류 수술과 식도 및 위-식도 경계부 암에 대한 위장관외과 의사의 수술적 치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산금 적용을 위해 지속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전임의는 미래의 재산이지만, 응급외과에 대한 관심만 높아지는 것 같다”며 “매일 의료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위장관외과 의사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아쉽다. 위장관외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상욱 위암학회 이사장도 “외과 전공의 중 위장관 전임의가 1년에 불과 10명이 배출되면서 앞으로 위장관 수술을 할 의사가 없다”며 “위장관외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얼마 전 있었던 아산병원 사태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과를 맡는 사람도 적지만, 그 중에서도 위장관외과를 맡는 사람은 더 적어져 이제 우리나라 의사에게 위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매년 3만여명의 위암 환자가 수술을 받거나 치료받고 있지만, 정작 매년 5~10명의 전공의 충원으로는 이 많은 환자들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해 “위암 수술은 난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가가 원인”이라며 “이번에 복강경 수가를 올린다고 하지만 일괄 적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암 수가는 다른 수술에 비해 더 낮아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