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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간 안국약품 이끌어온 어준선 명예회장 별세
53년간 안국약품 이끌어온 어준선 명예회장 별세
  • 의사신문
  • 승인 2022.08.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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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5세, 제약업계 1세대 경영자···15대 국회의원·제약협회장 등 역임

지난 53년간 안국약품을 이끌어 온 어준선 명예회장<사진>이 향년 85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故 어준선 명예회장은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향남제약공단을 개발해 중소제약회사의 GMP 공장건립 문제를 해결했고, 지난 2009년 한미FTA, 생동시험 파문, 포지티브 리스트 등 제약산업이 3중고를 겪고 있을 때 제약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특히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외국에 헐값에 팔리는 것을 막는 ‘자산재평가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지난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故 어준선 명예회장은 대전고,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농, 오양공사에서 일하던 중 서울약품의 파견관리이사를 맡은 것이 인연이 되어, 1969년 부실화 되어 있던 안국약품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제약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우수의약품 개발에 매진해 첫 번째로 기침약 ‘투수코친’을 선보였다. 그러던 중 1975년 동아일보 광고탄압에도 불구하고 ‘투수코친’을 광고해 당시 중앙정보부로 소집되면서도 굴복하지 않아 정부의 여러가지 탄압을 받은 것은 제약업계의 유명한 일화이다.

이후 고인은 1981년 먹는 시력감퇴 개선제 ‘토비콤’을 발매해 안국약품의 대표적인 제품이자 브랜드로 만들었다.

2000년 4년간의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온 어 명예회장은 직접 의약품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푸로스판, 애니펜, 레보텐션, 시네츄라, 레보살탄, 레토프라” 등 안전하고 효과 빠르고 차별화 된 전문의약품을 출시했다.

지속적으로 의약품의 개발과 생산을 위해 노력했는데, 유사 매출 규모의 제약회사보다 10~20% 이상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이를 증명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중 하나가 진해거담제 시장에서 판매 1위를 하던 푸로스판의 급여제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개발한 국내 천연물 5호 신약 ‘시네츄라시럽’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비슷한 규모의 제약회사에서 이러한 천연물 신약의 발매는 유래가 없었고, 시네츄라는 발매 1년만에 연매출 300억대 제품으로 성장했다.
 
2010년대 들어서 어 회장은 제약과 성격이 다른 바이오분야에도 직접적인 연구개발에 투자를 해 과감하게 회사 내에 바이오의약본부와 구로디지털단지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바이오 분야에서도 혁신신약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1년 대한민국 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고, 후학을 위해 모교인 보은중학교와 중앙대학교에도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안국약품 창립 61주년, 어준선 회장 대표이사 취임 51주년을 맞은 2020년에는 ‘안국약품 2030 뉴비전’을 선포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디지털이 융합된 Total Healthcare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 제공해 인류건강과 행복실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고인은 임직원들에게 主專自强成, 즉 “자기업무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전문성을 키워 나가면 자신감이 생겨서 강한 추진력으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면 모두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며 영업, 마케팅 직원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 수시로 격려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영균씨와 아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어광 안국건강 대표, 딸 어연진, 어명진, 어예진 해담경제연구소장 등 오남매를 두고 있다.

장례는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17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6일 오전 6시 이며, 발인은 오전 6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충북 보은군 탄부면 매화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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