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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위상 높인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서울시醫, 백서 발간식 개최
의료계 위상 높인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서울시醫, 백서 발간식 개최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2.07.15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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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위기서 빛난 의원급 역량”···의사·환자 모두 ‘윈-윈’
박명하 회장, “의사 자부심 느껴···전열 가다듬고 재확산 대비”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는 14일 당산동 의사회관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백서’ 발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해 유진목 의무·정책 부회장, 이세라 공보·정보통신 부회장, 박상협 총무이사, 오승재 의무이사, 최영옥 부장과 재택치료 사업에 참여한 13개구의 의사회장·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백서에는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를 추진하게 된 배경부터 사업 유형과 운영체계, 주요 과정은 물론, 재택치료 모니터링 결과와 설문조사 결과, 참여 회원의 소회와 제언 등이 담겼다. 

서울시의사회는 앞서 지난해 말 ‘위드(with) 코로나’ 방식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 모델을 내놨다. 지난해 10월부터 병원급에서 재택치료가 시작됐지만, 24시간 내내 환자를 돌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한적인 간호사 기준 등으로 의원급이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코로나19 극복에 의원급 참여는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 모델을 준비했다.

여기에 ‘시의사회와 구의사회가 재택치료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권을 달라’는 서울시의사회의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이 완성됐고, 지난해 12월 13일 출범할 수 있었다.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은 △당직 형태로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의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환자를 보는 형식과 △주간에는 개별 참여의원이, 야간에는 서울시의사회 재택치료 지원센터가 환자를 관리하는 이원적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지난 1월 구로구의사회를 시작으로 동대문구, 노원구, 서초구, 중랑구, 강북구, 종로구, 서대문구, 성북구, 관악구, 중구, 성동구, 마포구까지 모두 13개 구의사회 소속 의원급 의료기관 171곳이 참여한 결과 46만여명의 코로나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이제는 소강 상태이지만, 곧 재확산의 피크가 올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그간 재택치료 상황을 돌아보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백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서울형 재택치료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순항하는 듯 했으나 지자체의 비협조로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각 구의사회장들과 보건소장의 절실한 노력이 함께해 결국 구로구의사회를 시작으로 13개 구의사회가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의 성공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게 돼 전국적으로 ‘동네 의원’의 신속항원검사와 전화상담 처방, 대면진료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정부와 국회, 언론, 전국 지자체와 시도의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고, 국무총리의 격려 방문까지 이어져 의사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재택치료에 참여한 의사들이 서로 ‘전우’, ‘동지’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동료애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나름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사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며 “보건소에 대한 인식 변화로 향후 지역사회 돌봄 사업 등 커뮤니티 케어 참여 의지가 늘어나는 등 구의사회와 서울시의사회의 역할과 존재 의미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백서 발간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은 잠시 코로나19가 주춤한 상태로 다시 재확산이 예상되고 있다”며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승리의 그날까지 조금 더 힘을 내자”고 당부했다.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작년 말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의료시스템에 의한 치료가 한계에 도달하자 경미한 증상의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모델이 필요했다”며 “서울시의사회가 의원급 의료기관 재택치료 모델을 만들었고, 각 구의사회 회장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으로 코로나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그는 “최근 오미크론에 이어 또다른 변이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서울시의사회가 선보인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은 국민과 의료진의 걱정을 덜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속에서 의사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시 재택치료 지원센터장을 맡았던 이세라 부회장은 “공공기관과의 업무 추진이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 도입 과정에서 어려웠던 순간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재택치료는 2차 의료기관(병원)에서 시행하고 있었지만, 1차 의료기관인 의원에서는 처음 시행을 하려다가 보니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행정기관에서 민간의료기관에 너무 많은 기준을 요구하다보니, 정확한 기준과 그에 따르는 행정처리 등 재택치료 협조 과정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민간 의료기관 간의 논의는 물론, 서울시청과도 논의해야 했고, 이 과정에 보건복지부와 질병청과의 협의도 필요해 협의에만 최소 2개월 이상 걸렸다”며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의료라는 부분은 규정과 기준을 마련하기 어려운 점을 공공기관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공공과 민간의료의 협력관계를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서로를 이해해야 유기적·지속적으로 국민건강을 지키는 일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백서 발간식에는 서울형 재택치료에 참여한 각 구의사회장들이 함께해 재택치료 경험을 들려줬다. 

각 구의사회장들은 서울형 재택치료를 통해 감염병 상황에서의 1차 의료기관 역할 체계를 구축했다는 호평과 함께 보건소와의 협업을 통한 관계 개선과 의사로서의 자부심,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서울시 25개구의사회장을 맡고 있는 한동우 구로구의사회장은 “의원급 재택치료를 전국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시행 당시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원급 재택치료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전화해 돌보는 만큼 환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새로운 변종의 발생으로 코로나 환자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시의사회에서 재택치료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면밀히 보건당국과 협조해 1차 의료기관의 참여를 확대하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광 강북구의사회장도 “재택치료를 수행하는 회원들의 헌신으로 보건소와 환자 양측 모두에게서 ‘병원형에 비해 의원형이 훨씬 효과적이고 질적으로 낫다’는 호평을 들을 수 있었다”며 “‘재택치료는 의원급이 담당해야 한다’는 사업의 본래 취지를 지자체와 환자들 모두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한 “의원급 재택치료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던 야간당직 문제를 서울시의사회에서 지원해준 것도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이태인 관악구의사회장은 “코로나 재택치료 관리를 계기로 지역보건소와 소통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오랜 개원으로 다져진 병원 직원들의 역량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조문숙 노원구의사회장은 “감염병 최일선에서 개원의가 1차의료와 의료전달체계 틀 안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던 기회였다”며 “향후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될 경우 서울형 재택치료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돼 시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종환 종로구의사회장은 “시행 초기 환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독거노인이나 기초수급자 등 아무도 돌보지 않고 혼자 계시던 환자들을 돌봤을 때 감사하는 모습을 보며 ‘언제 내가 환자들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받아봤나’ 생각하면 오히려 내가 더 감사했다”며 “재택치료는 국민들이 의사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적대감 없이 존경심을 갖게 한 큰 전환점이 된 것 같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는 성공적인 서울형 재택치료에 기여한 서울시의사회 유진목·이세라 부회장, 박상협 총무이사, 오승재 의무이사, 최영옥 부장과 13개 각구 의사회장·사무국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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