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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수가협상 시작···코로나19 경영난 타개 초점
2023년도 수가협상 시작···코로나19 경영난 타개 초점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2.05.04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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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강도태 이사장·6개 의약단체장 서울서 상견례
이필수 "건보 수가구조 개편 방안 연구 통해 개선 기대"
윤동섭 "정부 방역 순응한 병원계 노력, 이번에 배려받길"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이사장을 비롯한 의약단체장 6명이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 모인 가운데,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을 위한 상견례가 4일 열렸다.

이날 공단 측 대표로 강도태 이사장이 참석했고,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김옥경 대한조산협회장이 의약단체 대표로 나섰다.

강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달 18일부터 2년 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돼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우리 의료계의 헌신과 우수한 보건의료 역량이 결합된 결과”라며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수가협상과 관련해서 작년 수가계약을 마치고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 중심으로 수가제도 개선 논의를 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최근 보건의료환경을 반영한 SGR모형 개선으로 환산지수를 산출하고, 202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을 추진하게 됐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가산을 연계한 중장기 수가구조 개편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공단 가입자에게는 보장성 강화추진과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공급자에게는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양면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공단은 보험자로서 보험료 인상 부담에 유념하지만, 의약단체로서는 각 단체 소속 회원들의 어려운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이렇게 양쪽 입장이 다른데 현행 요양급여 계약은 매년 재정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이 때문에 요양급여비용계약은 공급자들이 분배받는 형식적인 협상으로 변질돼 공급자 뿐만 아니라 가입자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협상 결과를 낳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요양급여비용 계약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며 “공단에서 발주하며 진행중인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 방안 연구를 통해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좀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의약단체와의 진정성 있는 협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병협 회장에 취임한 윤동섭 회장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진행된 병원계의 노력이 이번 협상에서 긍정적인 작용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이번 수가계약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병원계는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새로운 감염병으로 인한 환자수 감소와 감염방지를 위한 지출 증가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병원도 상당수 있으며 그 위기는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병원계는 정부 방역정책에 순응하고 국민의 건강회복을 위해 의료기관 전부를 전담병원으로 내놓는 등 코로나19 극복에 최선을 다해왔다.

윤 회장은 “그러나 진료비 증가를 기준으로 환산지수를 사정하는 수가 협상에서는 정부정책과 국민을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실제로 2021년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행위진료비 증가분의 43% 이상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이며, 이것은 병원이 방역대응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써 이러한 병원계의 노력이 올해 협상에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치협회장은 “치과계의 경우 지난 몇 년동안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발맞춰 협조하다보니 보험급여진료비가 타 유형보다 많이 증가하여 실질적인 수가인상에 불이익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 치과 개원가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코로나 방역을 위한 비용의 증가, 비급여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 악화 등으로 회원들의 사기가 최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협상이 우리 회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좋은 선물이 되기를 기대하며,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보내온 회원들을 꼭 보듬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홍주의 한의협회장은 “지난 2년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전문직이라는 미명과 선입견 아래 의료인들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에서도 제외됐고 그 와중에도 열악했던 우리 회원들은 정부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며 “전혀 배려받지 못하고 있었던 한의계의 현실에 대해서 이 자리를 빌어 특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최광훈 약사회 회장은 “지난해 약국 행위료는 4조 800억원 정도로 2020년 3조 9000억원에 비해 겨우 회복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4조원을 겨우 넘는 수준은 지난 2018년도 행위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반면에 약국 기관수는 2018년도에 비해 7.7%나 늘어 현재는 2만 3000여개가 넘고 있다. 즉 약국 전체가 가져가는 행위료는 과거 4년전 수준인데 기관수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니, 각 개별약국의 조제수입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못지않게 약국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면밀히 검토해 약국 조제수가 개선이 약국 경영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옥경 대한조산협회장은 “2012년부터 많은 산모들이 조산원을 찾아서 한때 전국 18개 조산원에서 1200건, 의원급의 11.8%를 조산원이 분만하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저출산 영향으로 2021년부터 조산원이 많이 폐업을 하고 현재는 12개 조산원에서 500여건만 분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확진자 산모 분만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별도 팀을 구성하기도 했지만, 확진자 가산 수가에서 조산원이 배제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현재 조산사는 8230명이고 그 중 활동하는 분은 2000명 정도인데, 심평원에 등록된 조산사는 70명에 불과하다. 열악한 환경을 행복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전했다.

이번 수가 협상은 다음주부터 진행되며,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오는 31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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