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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카이스트 의전원 설립은 지역구 야욕 채우기”
전공의들 “카이스트 의전원 설립은 지역구 야욕 채우기”
  • 조은 기자
  • 승인 2022.04.25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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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오송 캠퍼스 추진 “비현실적, 지난 15년이 반증”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 놀이···체계적 정규 교육이 먼저”

전공의들이 의과학자 양성을 목적으로 카이스트·충청북도·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카이스트(KAIST) 의학전문대학원과 병원 건립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5일 성명을 통해 “오송 카이스트 근처에는 이미 여러 개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들어서 있다”며 “대규모 병원을 또 짓는다는 것은 현실성도 없을뿐더러, 카이스트가 충북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5년 동안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배출한 의료진의 현황을 보면 대부분 환자 생명을 다루는 임상의로 활동하고 있다”며 “의전원을 처음 설립하면서 우수한 의과학자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은 거창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보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전원을 채택한 학교는 두 곳밖에 남지 않았다. 의전원 체제에서 의과대학으로 회귀하는 현실에서, 의전원 시대가 이미 끝났음을 모든 대학이 자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의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명목만으로 의전원 설립을 강행하겠다는 배경은 젊은 의사들에게 가히 가학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의과학자를 꿈꾸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썩은 인프라를 경험하고 되려 임상을 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라며 “일정 기간 이들의 임상 진출을 제한하는 식으로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명의 의과학자가 탄생하기까지, 초등부터 대학까지 체계적이고 정립된 교육에 대한 고민이 먼저라는 게 대전협의 주장이다.

대전협은 “의과학 캠퍼스만 확보한다고 과학자들이 쏟아질 거라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부지와 병원설립, 운용에 드는 1조원이 넘는 세금으로 100억원의 가치조차 내지 못할 것이 뻔한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과 환자들을 더는 정치광고에 이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번 계획이 대한민국의 의과학자 양성을 돕기 위한 것인지, 지역 의대와 의전원 설립으로 지역구의 야욕을 채우려는 것인지 다시 한번 숙고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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