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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공이 모든 해결책 아냐··· 간호법은 직역 모두 공감해야”
여야 “공공이 모든 해결책 아냐··· 간호법은 직역 모두 공감해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2.04.2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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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총회, 이준석·김민석·송영길 등 유력 정치인 참석해 의료계 힘 실어줘
野 “공공이 모든 문제 합리화 못해”···“수술실 CCTV는 선한 진료행위 위축시켜”

“(공공의대와 관련해) 공공이라는 두 글자로 모든 문제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

“수술실 CCTV법과 같이 선한 의료진들의 진료행위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세계의사회도 반대하는 (수술실 CCTV) 방식에 대해선 국회 보건복지위원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간호단독법은 여러 보건의료직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모든 직역이 공감해야 한다.”

올해 대한의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공공의대, 수술실 CCTV법, 간호단독법 등 의료계의 첨예한 이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24일 열린 제74차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그는 현 정부·여당의 기조대로 공공의료를 무조건 강화하는 게 반드시 옳은 방향은 아니라며 윤석열 정부는 무엇보다 의료계와 협력해 보건의료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해 차기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을 예상케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의료계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공공성을 띠고 있고, 의료를 공공재로 여기는 사회적인 강요도 있어왔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구호에 매몰되지 않은 정책을 펼치겠다는 신념으로, 공공의대 설립도 대선 공약에서 제외했다”며 “공공이라는 두 글자로 모든 문제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사실은 'LH 사태'를 보듯이 현 정부가 충분히 증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수술실 CCTV법과 같이 선한 의료진의 진료행위를 위축시키고, 일반 두통환자의 MRI를 위해 건강보험을 지출하는 것을 정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의료인이 정책적 변동에 따라 소극적 의료행위를 하지 않고 오로지 환자를 위할 수 있게 하고, 가계소득의 40%를 상회하는 의료비 지출로 국민이 고통받지 않게 하는 두 가지를 의료정책의 대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차기 정부는 현 정부와 보건의료정책 기조를 달리하겠다며 의료계에 힘을 실어 주자 그의 발언 도중에 청중들의 박수 갈채가 3번이나 터져 나오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대표의 CCTV 관련 발언에 대해 현 여당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CCTV법은 아주 드물게 여야합의로 국회를 통과했고 국민의 90%가 찬성했는데, 이는 의료인을 징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제3자를 막기 위해 (문제의) 존재 여부만 파악하는 것으로 디테일하게 영상을 찍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넘겼기 때문에 야당도 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도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의료의 모든 문제를 ‘공공’이라는 방식으로만 해결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는 않는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의대, 사립의대를 떠나 어떤 방식으로든 공공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며 이는 누구보다 의료계에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의대생은 공공재’라는 발언을 했고 ‘간호단독법’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의료계의 공분을 샀던 간호사 출신 여당 의원도 이날 행사에서 발언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이필수 회장의 리더십과 소통능력이 국회에도 작용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며 “수년간 간호사로 일해 온 사람으로서 보건의료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인력에 대한 보상이다. 저도 국민건강과 의사 분들의 행복이 함께 지켜지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의협 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오늘 행사에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 중 4분의 1이 참석할 정도로 현재 의협은 정부와 원활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또 의료분쟁특례법과 관련해 의사가 중환자 진료를 기피하고, 필수의료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제는 의협도 국민들에게 솔직히 전하고 정정당당히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법과 관련해서도 “간호인력의 처우개선, 방문간호의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한 법안이지만, 의료인력의 처우개선과 방문진료에 대한 근거 마련도 시급하기 때문에 이번 총회를 계기로 직역 갈등을 넘어 간호법에서 확장된 마땅한 대안까지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간호단독법은 여러 보건의료직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직역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회도 이에 상응하는 보상 지원과 법적 제도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날 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 대신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신해선 이기일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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