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특집] “유한의학상은 명실공히 국내 의학분야 최고 학술상”
[특집] “유한의학상은 명실공히 국내 의학분야 최고 학술상”
  • 김영태 연세의대 산부인과 교수
  • 승인 2022.04.11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 권위와 역사 유한의학상 역대 수상자②] 김영태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1999년 수상 연세의대 김영태 교수, “대한민국 선도 학술상으로 ‘버전업’ 하길”
자궁경부암 싸이클린 의존효소 억제제 연구···정밀 표적항암제 개발에 기여

먼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의사신문의 창간기념식을 맞아 역대 유한의학상 수상자에 대한 원고를 게재하는 자리에 제 논문이 선정되었다고 하여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유한의학상은 유한양행의 후원 하에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매년 선정하여 대한민국 의학 발전의 초석을 담당하는 논문에 주어지는 의학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1999년 4월 15일 열린 제32회 유한의학상 수여식에서 ‘Underexpression of cyclin-dependent kinase(CDK) inhibitors in cervical carcinoma’라는 논문으로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인종양학 분야의 최고 논문이라고 알려져 있는 ‘Gynecologic Oncology’라는 잡지에 1998년 볼륨 71에 게재된 논문이었습니다. 당시 연세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로는 최초의 수상자여서 본인은 물론 교실에서도 매우 영예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세포분열이라는 현상을 각각의 시간대별로 분석하는 경향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많은 인자들이 발견되고 이에 대한 작용을 연구하는 주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던 시기였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한 개의 수정란에서 시작하여 24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세포분열이라는 현상을 통해 2개의 딸세포가 생성되고 또한 반복적으로 딸세포 세대가 지나가면서도 동일한 조절인자들이 작동하는지는 의문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암세포처럼 세포분열이 매우 활발한 세포에서는 같은 기전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많았었는데, 저는 자궁경부암에서 싸이클린 의존효소의 억제제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여 의존효소가 저발혈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논문에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세포분열은 세포주기의 세대를 지나면서도 동일한 세포주기 조절인자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현상이 속속 밝혀지게 되었으며, 드디어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Hartwell 박사를 포함한 세 분의 연구자가 ‘세포주기 조절인자(discoveries of key regulators of the cell cycle)의 발견’이라는 공로로 영예로운 수상을 하였으며 이것은 그후 암세포와 같이 세포주기 속도가 빠른 세포에 대해서 정밀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후 세포분열과 관련된 인자 중에서 비암호화 리보핵산의 역할 규명을 위해서 계속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난소암 및 자궁내막암에서도 암화과정과 침윤과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학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많은 기관과 여러 회사에서 의학상들이 제정되어 수여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한의학상은 국내에서 수여되고 있는 의학학술상 중에서도 역사와 전통은 물론, 상금에서도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학술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 해 전에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많은 상금의 학술상을 제정하여 진행한 적도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학술상이 폐지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학술 분야의 발전은 제대로 이끌지 못한 채 단지 상금으로 몇억 원을 수여하는 것으로 관심만 끈 뒤 오래 지속되지 않고 바로 폐지되는 경우도 있어서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유한의학상은 다른 학술상과 달리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술상금 또한 연구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정도라고는 하지만 상징적으로라도 1억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명실공히 국내 의학분야의 최고의 학술상입니다. 여기에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선정하는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학술상으로 ‘버전 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태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통과 명성을 더해가는 유한의학상을 위해 수고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