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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회 유한의학상] 심방세동 환자 금주하면 뇌졸중 위험 14%감소
[55회 유한의학상] 심방세동 환자 금주하면 뇌졸중 위험 14%감소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2.04.1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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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최의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건강보험공단 2010~2016년 환자 데이터 토대로 연구 진행
약물치료·시술 외에 환자 생활습관 조정이 예방 중요 인자

“심방세동 환자들은 뇌졸중의 위험성이 많이 높습니다. 그래서 뇌졸중의 위험도를 감소시켜주는 생활습관이 뇌졸중 예방의 중요한 인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이 논문이 처음으로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유한의학상 본상을 수상하게 돼서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와주신 여러 동료에게 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55회 유한의학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얻게 된 최의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는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 교수의 논문명은 'Lower risk of stroke after alcohol abstinence in patients with incident atrial fibrillation: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로 지난해 12월7일 '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논문의 내용은 심방세동을 겪는 환자들 중 음주를 지속하는 환자에 비해 금주를 한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이 14%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분당 300~600회의 매우 빠른 파형을 형성해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발생 양상에 따라 발작적 또는 만성적으로 구분하며, 원인 질환으로는 기질적 심장 질환(심장판막증, 협심증, 심근증, 선천성 심질환 등), 고혈압, 갑상선 질환, 만성 폐질환, 체내 전해질 이상 등이 있다. 증상은 무증상부터 두근거림, 흉통(압박감), 호흡 곤란, 어지러움 또는 실신, 뇌졸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평소에는 정상 심장 박동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심방세동이 발생하여 심장이 매우 빨라지기 때문에 심한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과음을 한 다음날 새벽에 갑자기 심방세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심방세동과 음주 사이의 밀접한 관계는 과거부터 거론돼 왔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심방세동을 새롭게 진단 받은 사람들 중에서 진단 이후에도 술을 많이 드셨던 분들과 끊으신 분들이 있습니다. 술을 끊으신 분들은 뇌졸중의 위험이 14%나 감소된다는 것을 저희가 세계 최초로 보고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술을 마시게 되면 심방세동 위험도가 올라간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가 됐습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연구결과를 얻은 것은 처음입니다”

최 교수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음주를 지속한 3만 5299명과 금주를 한 1만 2789명을 비교했다. 이후 3년 간의 추적 관찰 기간동안에 금주 환자군에서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감소한 것을 관찰해 낸 것.

“심방세동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의 위험도가 다섯배 가량 높습니다. 그 위험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약물치료를 받고 전극도자절제술과 같은 시술도 받는 등 의학적 치료는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환자들 본인의 생활습관 조정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의 입장에서 치료 외에 중요한 것을 찾아봤더니 음주습관과 같은 생활방식이 뇌졸중 위험도를 올리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겁니다. 술을 많이 드시던 분들이 절주하게 되면 위험도가 많이 감소되는게 확인됐으니 그만큼 향후 심방세동 치료에 다양한 시도들이 있게 됐습니다. 또 환자들이 오랫동안 합병증 없이 잘 살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마련돼 기쁩니다”

최 교수는 논문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연구의 디자인 자체가 후향적으로 환자들의 설문을 분석한 점이 유일한 한계입니다. 정말로 술을 끊는게 좋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을 모아서 한쪽 집단은 술을 끊게 하고, 다른쪽은 술을 계속 마시게해 양 집단의 뇌졸중 발생도를 비교해야 전향적 연구가 되지요. 비록 후향적 연구가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수 만명의 큰 집단을 분석했기 때문에 충분히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수상 논문 개요 및 의의]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은 노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뇌졸중은 심방세동 환자 심혈관계 사망 원인의 1위가 되는 가장 주된 합병증이다. 심방세동이 없을 때와 비교해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이 5~7배 높다. 진단과 동시에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를 이용하여 2010~2016년, 심방세동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중 음주를 지속한 3만 5299명과 금주를 한 1만 2789명을 비교했다. 이후 3년간의 추적 관찰기간동안 뇌졸중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금주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14% 감소했다. 이전에도 심방세동 환자에서 음주와 뇌졸중 발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진단 후 금주가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라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금주 등 생활습관 교정이 심방세동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 찾을 수 있다. 또한 이 결과를 토대로 진료실에서 심방세동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에게 확실하게 금주 및 절주를 권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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