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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신종 감염병·고령사회 대비 지역사회돌봄서비스 만들어야"
[특집] "신종 감염병·고령사회 대비 지역사회돌봄서비스 만들어야"
  • 김무영 중랑구보건소장
  • 승인 2022.04.1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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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2주년 특집 2 [코로나19 유행 2년···‘재택치료 의사’의 하루] ③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 확진자 수 확인···모든 직원이 코로나 대응
의료계와 쌓은 신뢰 바탕 지역의료체계 재정비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김무영
중랑구보건소장

언제부턴가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으로 검사업체 웹사이트에 접속해 중랑구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일이 되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시작된 후 끝을 모르고 폭증하던 확진자 수가 이 글을 쓰고 있는 3월 21일에는 지난 주 전국 일일 60만명, 중랑구에서만 4000명 이상의 많은 확진자가 나올 때보다는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여 코로나19 대응의 마지막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코로나 이전 200여명의 직원이 의약무 관리 업무를 포함한 보건행정업무와 건강증진 및 방문보건 사업, 위생업무 등을 수행하던 보건소가 2년 넘게 코로나 대응 실무를 담당하며 직원 수는 2배가 되었고, 거의 모든 직원이 기존 보건 사업을 뒤로 하고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고 있다. 자치구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중랑구의 경우 기존 10여명으로 운영되던 감염병관리팀 외에 별도의 코로나19 대응반이 조직되어 현재는 100명 이상의 직원이 역학조사와 자가격리자 관리, 콜센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건강증진과는 작년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총괄 관리하였고, 올해는 재택치료자들을 세심하게 보살펴주고 있으며, 의약과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초기부터 현재까지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건행정과에서는 기존 행정업무 외에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위생과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방역 수칙을 일선 다중이용시설에 지속적으로 안내하며 협조를 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초기에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조직되어 코로나19 대응을 구정(區政)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왔고, 최근에는 일일 수천명대의 확진자들에게 기본정보와 생활 수칙을 신속하게 안내하기 위해 보건소 뿐 아니라 구청 직원, 중앙 부처 공무원, 군, 경찰 인력까지 확진자 기초조사와 재택치료, 선별검사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발 확진자 폭증으로 일일 수백명 대의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여 방역당국이 비판을 받고 있지만 2년여의 코로나19 대응 전 과정을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1만 600여명(인구 10만명당 205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코로나 19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 받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높고, 예방접종도 없었던 2020년 유행 초기를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잘 넘기고, 2021년 대규모 백신 접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어느 정도의 기초 면역을 획득한 상태에서 그사이 변이를 거듭하며 약독화 된 오미크론에 많은 국민이 감염되었기에 감염자 수 대비 적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 코로나19도 풍토병화되며 감염병 등급이 하향 조정되어 독감과 같이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일상적인 질환의 한 종류로 관리될 전망이다. 중랑구 의사회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사태 초기 선별진료소 지원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 검사와 재택 치료까지 앞장서서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랑구에서 시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의 85% 이상이 관내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졌고, 현재 4000명에 달하는 코로나19 재택치료 집중관리군 중 2000명 이상을 중랑구 의사회 소속 35개 의원 원장님들이 직접 관리해주고 있다. 본 지면을 빌어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앞장서 주신 중랑구 의사회와 관내 의료기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 이후 보건소와 지역보건의료체계에 많은 숙제가 던져질 전망이다. 앞으로도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안전한 대응체계를 준비하는 것을 기본으로, 고령 사회를 대비하여 촘촘한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존 건강 증진 사업을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최신 근거에 맞춰 고도화 하는 동시에 취약 계층의 건강도 좀 더 세심하게 챙겨드려야 한다. 코로나 대응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과제들도 사회 어느 한 부분의 노력만으로 성공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2년여 코로나 대응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보여 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보건소, 지역의료기관 간에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보건의료체계를 재정비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적한 보건의료 과제들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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