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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 ‘의원급 재택치료’ 강화해야 합니다”
“다음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 ‘의원급 재택치료’ 강화해야 합니다”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2.03.1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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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 구조적 한계, 회장 직선제로 해소해야”

오 회장이 20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래신경과의원’에는 점심시간에도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가득했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지역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왔다는 사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지난해 제12대 중랑구의사회장을 맡게 된 그는 ‘경력 회장’이다. 제10대 중랑구의사회장을 지내고 3년의 휴식기를 보낸 뒤, 회원들의 추대로 다시 회장직에 앉게 됐다. 전공의협의회 수석부회장, 중랑구의사회 법제이사, 서울시의사회 의무이사 등을 역임하며 회무 역량을 입증한 그에게 회원들은 신임을 보냈다.

현재 중랑구의사회 회원들은 약 600명의 재택치료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있다. 초기의 불협화음이 해소되고 나자 중랑구의 재택치료는 빠르게 진척됐다.

“초기에는 기관 간에 오해가 약간 있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있었지만 지금은 협력이 잘 되고 있습니다. 1월 7일에 1팀이 재택치료 업무를 시작했고, 2월 말에는 2팀이 꾸려져서 1개소당 30명씩, 총 600명의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의원급 재택치료는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일주일간 주치의를 배정해주는 개념이라, 의사와 환자 간에 충분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24시간 상담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환자 만족도도 아주 높습니다.”

중랑구의사회는 오 회장이 10대 회장을 맡았던 6년 전부터 ‘지역사회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지역운영위원회’에 참여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중랑구지사, 중랑구보건소와 협력해오고 있다. ‘지역보건의료협의체’에도 소속되어 녹색병원, 장스병원, 서울의료원 등 병원급 지역 의료기관과도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사회 안에서 중랑구의사회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간호법이나 의료분쟁조정법이나 논란이 많았던 의료계 악법들을 살펴보면 너무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지역의사회 입장에서는 국회 입법 과정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거든요.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회원들이 악법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회장은 이번 의원급 재택치료 사업이 이번 코로나 사태와 함께 저물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를 계기로 갖춰진 지역사회 기반의 재택치료 시스템을 다음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 회장은 지역사회 기반 감염병 진료체계 확립이 개원가의 고질적인 어려움, 저수가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회무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의원급 재택치료입니다. 또 다른 감염병 사태가 생겼을 때 지역 의원들이 안정적인 방어막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지금보다 시스템이 구체화 돼야 합니다. 최근에 지역사회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 의원급 역할이 대두되고 있고, 실제로 많이 참여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감염병관리 분야에서도 일차의료기관 역할을 활성화하면 모든 진료과에 재정적 측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오 회장은 지난 2021년 한 해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 회무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국민 건강을 위해 뛰는 전문가 단체로서 정치적 중립을 잘 지켰다는 평가다.

“이번 의협 집행부의 정치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전문가 단체로서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고도 중요한 문제인데 어떤 정당의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면서 사안별로 정치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고 봅니다. 서울시의사회도 의협과 회원들 사이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의협 입장과 회원들의 의견을 적절히 수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울시의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회원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회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중랑구의사회에서는 대의원회 건의안으로 회장 직선제를 채택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가 여러가지로 중간 입장에서 힘을 쓰기 어려운 구조이다보니 의견들이 벽에 부딪히는 문제가 있어요. 그 문제를 돌파하려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회원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하지 않나, 그러기 위해서는 회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 회장은 회원들에게 감염병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켜주기를 당부했다.

“회원 여러분. 요즘 의료계 안팎이 워낙 어수선하다보니 심란하시겠지만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의사의 본분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중랑구의사회에 계속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신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이라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자주 뵙지 못해 아쉬운 마음입니다만 비대면으로라도 꾸준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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