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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94% "코로나19 진료 투입 결정권한 없다"···교육·수련 폐지는 기본
전공의 94% "코로나19 진료 투입 결정권한 없다"···교육·수련 폐지는 기본
  • 조은 기자
  • 승인 2022.02.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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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 정신건강의학과 등 코로나19와 무관한 전공의 강제 투입
전공의 설문 결과, 정규 교육업무 제외·기존 수련과정 폐지하기도 
발언하는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사진=뉴스1)
발언하는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이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코로나19 진료에 투입되는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가 개선되지 않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공의 인력만으로 위기를 넘기려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이른 오늘(9일), 대전협은 확진자 5천명 위중증자 1천명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을 되돌아보는 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전공의 332명이 응답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수련병원은 코로나19 진료를 위해 새로운 의사인력을 보충하지 않았으며 사전고지 없이 전공의만을 투입했다. 인력이 부족해지자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코로나와 무관한 과목 전공의를 강제 투입하기도 했다. 

전공의 64%만 코로나 현장 투입을 미리 고지받았으며 무려 94%가 투입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었다고 답했다. 전문과목 수련은 양적·질적으로 저하했고, 심지어 관련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는 병원이 대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련병원이란 의사로서 한 전문과목의 전문의가 되려는 전공의를 교육하는 곳이다. 대전협은 전국 병원 대부분이 수련병원으로 등록돼있고, 전공의는 최저시급으로 주 88시간 노동하며 실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불합리 속에서도 수련환경이 무너지고 있는 게 가장 시급한 점이라고 말한다. 전공의 77.7%는 전공과목 수련의 심각한 질적 저하가 발생했다고 했다. 정규시간 교육업무를 제외하고 선별진료소에 투입되거나, 기존 수련과정을 폐지하면서까지 코로나 환자를 보게 하는 행태를 일삼아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커녕 일방적으로 코로나 진료를 담당할 전공의를 추가 모집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수련현장을 더욱 해치는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으나 모집은 강행됐다. 

실태조사를 통해 대전협은 “수련의 인력만으로 위기를 넘기려는 현재 정책을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전문인력을 투자하지 않겠다는 계획이 어떤 희생을 초래하게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실태조사
대한전공의협의회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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