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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진료과 수가 대폭 인상하고, 미용·성형 의사는 늘려야”
“필수진료과 수가 대폭 인상하고, 미용·성형 의사는 늘려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2.02.04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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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승준 용산구의사회장
의료계 상생 위한 대책 제안···“대형병원 국가검진도 제한해야”

“내·외·산·소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비보험 진료과의 전공의는 대폭 늘려야 합니다. 대형병원의 국가검진도 제한해야 할 것입니다.”

최승준 용산구의사회장은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점점 어려워져만 가는 의료계의 상생을 위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여과 없이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제61차 용산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림의대를 졸업했고 현재 용산구에서 21년째 최내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회원들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표정에 짙은 그늘이 드리운 듯 했다. 최 회장은 “특히 급여 진료 중심 의원들은 환자들의 대면, 방문 진료 기피현상으로 인해 환자나 검사 등의 수가 대폭 줄어 경영이 심각하게 악화돼 정신적 피곤함도 한계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 “용산구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이 많고, 타 지역에서의 방문도 많아 어려움이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원들 간은 물론이고 보건소와 지역대학병원 등과 협조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구민들의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답은커녕 의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의료 악법’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선거나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매번 나오는 의료 악법 공약들 때문에 의사들은 너무나 지치고 힘들다”며 “언제까지 국민과 의료인들의 불신을 조장할 것인지 안타깝고 그럴수록 회원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최 회장은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다름 아닌 법을 통해 부족한 곳은 채우고, 넘치는 곳은 제한하는 것을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날로 무너져가는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이런 특단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점점 더 작아지고 어려워지는 반면, 대학병원들은 점점 더 커지고 많아지는 기현상은 법적인 조치로 제한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잇따른 대학병원의 협력병원과 분원 설립을 제한하고, 대학병원과 대형병원에서 하는 건강보험공단 검진도 앞으론 배제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선상에서 전문의 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필수진료과 전문의의 대우를 수가인상 등의 조치를 통해 철저히 보장하고 철저한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되, 대신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과목의 전문의 숫자는 늘리기 위해 전공의 정원부터 대폭 늘려서 의사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선진국형 의료시장 경쟁체제’를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건소는 본연의 역할인 예방, 방역 역할에만 집중하고 일반적인 진료는 업무에서 제외하는 것이 선진국에 어울리는 바람직한 의료정책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용산이 고향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자라와 너무나 익숙하고 정겨운 곳에 개원을 하게 됐고 지역의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싶어서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사회 회무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20년째 계속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한결같이 좋은 모습으로 지켜봐 주신 회원들의 추천으로 회장까지 맡게 됐다”고 말했다. 용산 지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사실 오랫동안 용산지역이 낙후해 지역발전이 늦어졌지만 최근에는 용산역을 중심으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며 “앞으론 이에 걸맞는 회무를 펼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가장 보람될 때가 언제냐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환자를 정성껏 치료한 후 그 마음을 환자가 알아주고 공감할 때”라고 말하는 천상 의사였다. 또 곧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의사들이 전문가답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소신 있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후보에게 의사들은 기꺼이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근시안적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앞으로 10년, 2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회원들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국을 보내고 계시지만 아무쪼록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시길 바란다”며 “더 나아가 용산구의사회원들이 의료계의 숱한 난제 해결과 의사단체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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