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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日常의 소중함
[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日常의 소중함
  • 의사신문
  • 승인 2022.01.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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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훈 공보이사(강서 보아스이비인후과의원장)
  유승훈 서울시의사회 공보이사

日常.
일상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다. 반복되는 생활이다 보니 우리는 일상이라 하면 뭔가 지루하고 따분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일상의 탈피를 위해 여행을 계획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런 취급을 받던 일상이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일상의 회복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한발 더 나아가 뉴 노멀(new normal) 혹은 새로운 일상이라는 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에 중국에서 이상한 폐렴이 나타났다는 뉴스를 처음 접할 때만 해도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2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수 억 명의 인구가 고통 받으리라 예측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일상을 잃어버렸다. 

필자는 2018년에 서울시의사산악회에서 중국 스촨성에 있는 쓰꾸냥 산이라는 곳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해발 5000m가 넘는 고산인데 정상을 목전에 두고 제2캠프에서 눈보라를 만나서 텐트 안에서 추위와 고산증으로 무척이나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밀려오는 두통이 필자를 무척이나 괴롭혔다. 그 당시에 했던 생각이 일상의 소중함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흔한 것이 산소인데 고산이라는 환경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도 동일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 벌써 2년이 넘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언제 이런 상황이 종료될지 아무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새롭게 나타난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남아공에서 환자가 감소하고 있고, 1월 17일자 뉴스에 의하면 환자가 폭증했던 영국에서도 뚜렷한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은 아니지만, 며칠 사이로 우세종이 될 것이고 다시금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고 어느 정도 그 과정을 따라가리라 예상을 할 수 있다. 특히 설 연휴가 있는 1월 말과 2월 초를 지나면서 확산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다만 지난 1월 12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오미크론 환자의 임상 증상 경과를 분석하여 발표하면서 오미크론 환자의 경우 폐렴 의심소견이 있는 사례도 모두 경미하였고 대부분 상기도 감염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환자는 늘어나도 증상이 가벼운 확진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우리가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가 일 것이다.

서울시의사회에서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여 작년 12월 초부터 서울형 재택치료를 제안하고 많은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아직은 코로나 확진에 대한 부담감으로 동네의원들의 참여가 미진한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할 보건당국이 오히려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시범사업이라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그리 수월하지 못하다. 보건당국은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동네 의원의 협조가 절실해 질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정작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는 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언제까지 지금 방식의 검사와 치료로 버틸 수 있을까? 동네 의원이 재택치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이 진입 장벽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말로 하는 준비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 

필자는 이비인후과의사라서 호흡기질환 환자를 많이 본다. 코로나 초기에는 확진자가 다녀가기만 해도 소문이 나서 내원하는 환자가 급감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1차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협조를 한다고 하여도 앞서 언급한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동네에서 ‘저 의원은 코로나 환자를 보는 의원’이라는 소문이 아직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동네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이 문제로 많은 논의를 하고 있고 시시각각 그 내용도 변하고 있다. 합리적인 논의 결과를 기대해 본다. 

日常의 回復. 

그 일상이 새로운 일상이 될지 아니면 과거의 그것이 될 지 알 수 없다. 

다만 필자가 바라는 것은 철저한 대비를 통해서 그저 일상의 회복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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