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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의사외전(醫師外傳)', 2020년 의사파업‧공공의료 진상 재구성
[신간] '의사외전(醫師外傳)', 2020년 의사파업‧공공의료 진상 재구성
  • 조은 기자
  • 승인 2021.12.1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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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한·김현아·박형욱 저, 허원북스, 288p, 1만8000원

“지난해 의사파업은 글래디에이터들의 항거였음에도 '가진 자의 밥그릇 챙기기'로 매도됐다. 의사들은 순진했고, 순진함을 간파한 세력에 의해 단번에 진압당했다. 진실은 묻혔고 의사들은 억울함마저 숨긴 채 현장으로 돌아왔다”

2020년 의사파업의 원인과 경과를 정리하고 ‘공공의료’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의사외전'이 발간됐다. 울산의대 김장한 교수(전의교협 회장), 한림의대 김현아 교수,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본 저서는 문재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법안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단체행동을, 왜곡과 오해로 점철된 의사파업의 진상을 재구성한다. 특히 집단행동의 중심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젊은 의사들과 가장 가까이서 대화했던 전의교협 입장에서 사건을 정리한다. 

파업에 뿌리에 놓여 있던 ‘공공의료’ 문제도 깊이 있게 다룬다. ‘공공의료’의 본산지인 영국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의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좋다’는 평을 받는데, 왜 대한민국 의사는 국민에게 ‘나쁘다’고 비난받는가”라며 “나쁜 의사는 파업하는 의사가 아니라 잘못된 의료정책에 순응하는 의사다. 그런 의사야말로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고 제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한 비겁한 의사다. 정책이 잘못됐는지조차 모르고 생존경쟁에 몰리고 있다면 ‘더 나쁜’ 의사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사는 무한경쟁과 왜곡된 수가체계에서 양심적인 진료를 하면 도태되는 환경밖에 경험해보지 않았다. 공공의료가 안 되고 있다면 정부가 의료공영성을 내팽개쳐 왔기 때문. 이미 국민의 뇌리에 최첨단 기계가 있는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이, 심지어 죽기 전에 대형병원 중환자실을 거쳐야 한다는 통념이 굳어진 상황에서, 적자라도 면하는 수준으로 공공병원이 유지되려면 얼마나 큰 비용이 들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저자는 “앞으로도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자영업자로밖에 기능할 수 없는 의사가 많아진다면, 의사증원 정책은 2020년보다 더욱 폭력적이고 비문명적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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