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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6주년 특집] 기초의학 방치할 경우 의과학 분야 발전 심각한 저해
[창립 106주년 특집] 기초의학 방치할 경우 의과학 분야 발전 심각한 저해
  • 유임주 대한의학회 기초의학이사
  • 승인 2021.12.0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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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선-의료백년대계를 위한 의료계의 상생 제안
의사국시 기초의학 역량 함께 평가···우수한 의사 배출 기여
기초의학 연구비 대폭 증액, 관련 스타트업 기업 육성 가능
유임주대한의학회 기초의학이사고려의대 교수, 대한해부학회 이사장
유임주대한의학회 기초의학이사고려의대 교수, 대한해부학회 이사장

바야흐로 차기 대통령을 뽑는 대선 정국이다. 많이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소통하고 각 분야의 중요한 쟁점이 드러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지난 2년간 세계는 예외 없이 COVID-19 판데믹으로 많은 고초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놀라운 협조로 이 바이러스 폭풍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의학계에 대한 기대가 높고, 심지어 그 동안 우리 의학계는 뭣하고 있기에 ‘제대로 된 백신하나 못 만들고 있냐?’는 엄한 질책을 하고 있다. 저는 우리 의학계가 이러한 질책을 받게 되어 송구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기초의학의 현실을 말씀 드리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도움을 청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초의학 분야의 바램을 적어본다. 

◆첫 번째로 인력 수급문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초의학분야 종사하고 있는 교수는 2002년 기준으로 전체 의대교수의 16%로 1,219명이였고, 2017년에는 13%로 1,424명이다. 이 중 의과대학 출신인 의사기초의학자의 수는 계속 감소 추세가 진행되고, 최근 기초의학분야를 선택하는 학생의 수는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의학 연구는 차제하더라도 양질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수요원이 심각하게 부족할 상황입이다. 의대졸업생이 기초의학을 선택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기초의학자의 급여의 문제이다. 더구나 요즘 젊은이 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벨을 충족하는 분야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임상에서 필수 진료과 지원자가 줄어 드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국가 의료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는 점에 정부도 동의하여 기피과에 대한 수가 보장 등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지원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 기초의학과도 임상 기피과와 같은 상황에 해당되며,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의 의과학 분야 발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것이므로 국가에서 재정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들이 수련 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기초의학 국가 펠로우’ 제도를 신설해 지원해 줄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로 연구기획 및 집행의 문제
현 COVID-19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여 mRNA 백신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연구비의 23%가 의생명분야에 투입되어 기초의학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비의 대부분은 미국립보건원(NIH)를 통해 집행한다. 모더나와 미국 NIH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음을 주목하자.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의생명분야의 연구비는 약 11%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그것도 여러 정부 부처에 나누어 집행하다 보니,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연구 기획과 집행과는 거리가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분산되어 있는 의생명분야의 연구비를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만들어 의학연구를 총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의과학연구가 경쟁력을 갖고 국가나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의과학 연구의 전체모습을 조망하고 방향을 설정하여 전략을 수립하도록 총괄하는 체계적인 보건의료 R&D의 조정기구(Control Tower)가 필요하며, 이러한 체계아래 기초의학에 대한 연구지원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의학교육 체계와 평가 문제
우리나라는 의과대학은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으로 전체 6년의 기간이지만 제도적 행정적으로 분절되어 운영하다보니, 학생들의 태도나 효율성이 떨어지고 날로 늘어나는 교육량을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 의예과의 기원은 일제강점기에 의과대학에 예과를 운영하면서 만든 학제로 현재 일본에서도 1991년 이미 폐지된 제도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사회와 의료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세계적인 의학교육 추세에 맞는 미래의 의학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 현행 2+4제도에서 통합 6년 의학과 과정으로 의과대학 학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은 평가를 통해 완성된다. 의사양성 과정에 당연히 기초의학, 임상의학, 임상실습을 거치고 미국의 경우 위 3가지 요소를 의사면허 시험에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임상시험과 임상실기시험의 2가지 요소로 면허시험이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며 국제기준의 역량을 갖춘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의사국가시험에서 진료역량뿐만 아니라 기초의학역량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의과대학생과 의과대학의 충실한 기초의학 교육을 유도하게 되어 의사가 갖추어야 할 다양한 역량을 갖춘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네 번째는 기초 연구비 투자
현재 전 세계에서 자국산 백신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로 모두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상임이사국 중 프랑스만 자국산 백신이 없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프랑스는 파스퇴르의 전통을 이여 온 백신 강국으로 뼈아픈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Science지에 난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2011년 대비 2018년 의과학 연구개발비가 28%감소했고, 반면에 영국은 16%를 증액됐다. 특히 미국정부는 효능이 명확하게 예측되지 않은 백신을 선주문을 하였지만, 프랑스 정부는 의생명분야 신기술을 의심하고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며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면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사노피(Sanofi)사는 COVID19백신을 개발하는데 실패하였다.  이러한 질병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기초의학분야의 연구비를 대폭증액하고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을 육성하여야 한다. 이에 대한 투자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것은 국민의 건강을 지킬 보험이고, 또한 국가 안보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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