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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센터 공보의 1명당 200명 예진, 무리한 업무량에 안전 경고등
예방접종센터 공보의 1명당 200명 예진, 무리한 업무량에 안전 경고등
  • 김광주 기자
  • 승인 2021.04.26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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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요청에 애초 150명에서 200명으로 예진인원 늘려
대공협, 입장문 통해 주장···독감 접종은 하루 100명 권고
<사진=뉴스1>

일부 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공중보건의사 한 명이 담당하는 예진 인원이 하루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공보의들이 무리한 수준으로 환자를 예진하면서 자칫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방역 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들에게 무리한 예진량이 강요되어 ‘1분 예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는 예방접종센터에 근무하는 의사 4명당 하루 평균 600명의 접종인원을 소화할 것을 기준으로 정했다. 의사 한 명당 하루 150명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다수의 지자체 예방접종센터에서 의사 1명당 하루 200명 수준의 예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접종자 한 명당 주어진 예진 시간이 1분 남짓에 불과하다고 대공협은 주장했다. 

실제로 한 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 중인 공보의 A씨는 하루 200명의 예진을 소화하고 있다. A 공보의는 “시스템 상으로 문제없으니 일 200명씩 예약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공무원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고 대공협에 말했다. 

대공협 임진수 회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의사 1인당 최대 하루 100명을 예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일 150명도 이미 과한 숫자인데 하루 200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을 제외한 다수의 지자체에선 공보의로만 예방접종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보의에 대한 과중한 업무 가중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진수 대공협 회장은 “예방접종 이상반응 심의를 할 때도 가장 관심있게 보는 것이 기저질환 여부”라며 “고령층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각각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여부가 모두 다른데, 1분 남짓한 촉박한 시간 동안 예진을 보라는 것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방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국가적 사명을 위해 모든 공중보건의사들이 기꺼이 헌신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접종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작정 의사 1인당 예진량을 늘릴 것이 아니라 센터별 상황에 맞춰 접종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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