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주주친화 정책 쏟아 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왜?
잇따라 주주친화 정책 쏟아 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3.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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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기주총 전후해 무상증자·자사주 매입 등 잇따라
일부 적자기업도 무상증자, 주가상승으로 악용될까 우려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무상증자나 현금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식의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회사 주식을 가진 주주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수익(배당 확대)이 생기거나 해당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자사주 매입 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제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단기적인 ‘주주 달래기’ 조치는 장기적으로 주가 조정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유제약·국제약품 등 무상증자 결정 

유유제약은 최근 100% 무상증자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이번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보통주 100%에 해당하는 745만8698주와 우선주 129만4945주가 추가로 발행돼 전체 주식은 1808만6435주로 늘어나게 된다.

유유제약은 또 지난 8일엔 보통주와 우선주 한 주당 각각 210원, 220원씩 총 18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이사는 “향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 제약기업 아이큐어도 보통주 148만3538주에 대한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회사 측은 보통주 1주당 0.2주를 배정한다고 밝히면서 “기업의 성장과 함께 더 효과적인 주주권익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제놀루션도 지난 22일 100%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당하는 방식이며 증자 후 발행주식 수는 총 956만7180주가 된다.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이사는 “무상증자를 계기로 더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며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향후에도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열린 국제약품 정기 주주총회 모습.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열린 국제약품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국제약품 제공>

국제약품도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에서도 주력제품인 큐알론점안액, 타겐에프, 에제로바정 등 의약품 판매 증가와 KF94 보건마스크의 미국 수출 등에 힘입어 매출이 신장됐다. 

안재만 대표이사는 주총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환자 수는 감소하고, 약가인하도 이루어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제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은 17.3%, 영업이익은 8.5%,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씨젠 등 자사주 매입도 잇따라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보다 직접적으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제도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이전까지는 주주들이 연 1회만 배당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 정관을 개정해 앞으로 연 2회 이상 배당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씨젠 관계자는 “정관 개정을 통해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과 분기 배당을 할 수 있게 됐고, 발행예정 주식을 늘려 유·무상 증자도 앞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씨젠은 이와 별도로 약 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한종현 사장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올해 사업연도부터 향후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재원으로 주주친화 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결산 및 중간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3년간 합계 300억 원 이상으로 배당을 확대하고, 배당 후 남는 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올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배당금이 약 60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3년간 3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배당 규모를 현재보다 60%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 휴젤도 지난 10일 역대 4번째인, 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렸다. 매년 무상증자와 현금배당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JW그룹의 경우 올해는 지주회사인 JW홀딩스가 150만 주(약 72억 원 규모), 계열사인 JW생명과학은 35만 주(약 68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이뤄지는 무상증자 주의해야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무상증자를 결정한 제약·바이오 기업만 2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주는 무상증자는 보통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당 주주들에겐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무상증자가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이뤄질 경우엔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곤 한다. 실제로 일부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무상증자 직후에는 주가가 대폭 상승했다가 현재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무상증자를 결정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에이치엘비(연결기준-887억 원),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연결기준 -558억 원), 제넨바이오(-214억 원), 아이큐어(-122억 원) 등 12개 기업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무상증자는 기업 가치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잦은 무상증자로 주가 변동이 심해지면 오히려 기업가치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허위공시 등의 논란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쳐 주가 부양을 위한 대책에 사측이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주가치 실현을 내세우며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있지만 주가 방어나 상승이 목적인 경우도 많다. 실제로 올해 무상증자도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이루어진 경우가 더 많았다”며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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