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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합리적 협상가 선택, 13만 회원 주인인 '의협' 만들겠다"
"회원들이 합리적 협상가 선택, 13만 회원 주인인 '의협' 만들겠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3.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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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12개 공약 중 '회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부터 이행
'면허박탈법' 대응 시급, '결격사유확대법'으로 불러야

"지난해 투쟁의 성과를 따낼 '합리적 협상가'를 차기 의협 회장으로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정부와의 협상에서 당당히 회원의 권익을 지키고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준 것 같습니다."

제41대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에 선출된 이필수 당선인은 29일 의협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회원들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당선인은 사상 처음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이번 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 2위로 결선에 올라왔지만, 결선에서 역전을 이뤄냈다. 특히 결선 투표율(48.3%)이 1차 투표(52.7%) 때보다 다소 낮았지만 과반 득표를 통해 회장에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회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를 목표로 의협 회장직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의사면허박탈법)과 관련해 "선량한 다수의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대한병원협회와 대학병원협의회 등 의료계 직역단체들과는 의협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 구조를 만들어 의협이 개원가들만을 위한 단체가 아닌, 13만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의료계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회원들로부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 나를 도와주는 곳', '협회만 있으면 되겠다'는 답을 들을 수 있도록 13만 회원이 주인인 의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필수 당선인과의 1문 1답> 

Q. 회원들이 당선인을 차기 의협회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지.

"의협 회장 선거에 앞서 지난해 12월 대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3.6%가 의협 회장으로 ‘협상가’ 타입을 꼽았다. 지난 2000년 이후 이어져 온 의협의 '투쟁 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부정적 평가와 더불어 향후 '의협의 회무가 변화돼야 된다'는 뜻이 담긴 조사결과였다고 본다. 지난해 의료 4대악법 저지 투쟁 이후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심해 제41대 의협회장은 지난해 투쟁의 성과를 따낼 합리적 협상가를 차기 의협 회장 자격으로 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회원들이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판단해 선택한 것으로 생각한다."

Q. 선거에 출마하며 여러 공약을 제시했는데, 이중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은

"의협 회장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12개 공약 중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공약은 첫 번째 공약이기도 한 ‘회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를 이행하는 것이다. 현재 시급한 사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의사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 교통사고만으로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 면허’까지 보호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국회를 직접 찾아가 이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잘 설명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선량한 다수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회원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들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하고 돕겠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심각한 진료과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를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반전되도록 하겠다."

Q. 의사면허 박탈법, 수가협상 등 취임 직후부터 해결해야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앞으로는 ‘의사면허 박탈법’ 대신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일명 ‘면결확대법’)‘으로 불러 달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법안은 선량한 다수 회원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이다. 때문에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 선량한 다수의 회원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일부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에 대해서 면허를 보호해야 된다는 뜻은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밝혀 둔다.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심각한 매출 감소가 발생돼 힘든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등 일부 과목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수가협상의 경우 수가협상단장의 역량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29일)부터 시작되는 ‘제41대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와 현 의협 집행부 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훌륭한 분을 단장으로 선임해 협상에 임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Q. 의정협의체는 기존 범투위를 통해 이뤄지는지, 아니면 새 위원회를 구성하는지. 

"의정협의체는 단지 공공의대 설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의료계의 중대 사안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정협의체 운영에 관해서는 오늘부터 활동이 시작되는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존 범투위’에서 일부 위원을 교체해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여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결정하겠다."

Q. 과거의 경우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쓰지 못한 일이 다반사였다.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임원을 공개모집할 생각은 없는지. 

"제41대 의협 집행부의 인사 원칙은 ‘화합, 헌신, 능력, 공정, 자율’의 다섯가지다. 각 직역과 단체로 분열된 의협의 모습으로는 어떤 일도 추진할 수 없다. 개원가, 대학, 봉직의, 수련의 등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진 의협의 특성을 잘 감안해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최상의 팀을 꾸려 나갈 것이다. 의협 일이란 게 ‘잘해도 욕먹는 일’이라는 인식이 많다.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위하기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의협 상임이사진에 들어와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 의료계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 등 급변하는 시대 속에 다양한 보건의료 아젠다에 대응해야 한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 맞게 역량 있는 인재를 두루 발탁해 상임이사진을 꾸리도록 하겠다. 이제 13만 의사 모두의 의협이 되려면 ‘공정’한 인선 기준에 따라 임원을 선임해야 한다. 역량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으로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의협 임원진은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각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직을 맡았다면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해 자율적으로 회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 공채도 필요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구체적인 것은 인수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Q. 병협과 대학병원협의회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최근 대학병원협의회가 발족된 것으로 안다. 협의회는 의사인력 확대, 원격의료 등 병협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단지 대학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령화와 저출산, 4차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의료환경 변화 속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자원 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대신 1차 의료기관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정책의 기본 방향이 설정돼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상황을 바탕으로 의료계 각 직역과 단체가 의협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 이를 위해 자주 만나겠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제41대 의협회장 선거가 끝났다. 회원들 중에는 저를 지지해주신 분도, 지지하지 않았던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료계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칠 때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열정’과 ‘헌신’, ‘겸손’과 ‘배려’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하는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의협의 발전을 위해 온몸을 바쳐 열정적으로 일할 것이다. 항상 13만 회원의 ‘본보기’라는 각오로 회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회원들의 어려움이 있을 때 직접 나서, 편안하고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동시에 정치권으로부터 '의료현안은 의협과 상의해야 한다'고 인정받는 단체로 만들겠다. 의협이 품위있는 전문가집단이면서 회원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회원을 위한 의협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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