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인데··· 러시아 백신, 아스트라보다 효과 뛰어난 이유는?
같은 플랫폼인데··· 러시아 백신, 아스트라보다 효과 뛰어난 이유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2.04 15: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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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국제학술지 게재로 신뢰↑···1·2회 접종 시 다른 전달체 사용
전문가 "면역 반응이 효과 떨어뜨릴 수도···실제 접종 시 효과 높아질 수도"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중간결과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논문에 게재돼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자 애초 이 백신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국제 사회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 백신은 국내 도입이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됐는데도 효능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그 이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2상 임상만 거치고 승인돼 논란···3상 임상 중간 결과 공개하자 ‘급반전’

러시아 보건부 산하 전염병 연구소인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연구소의 데니스 로구노프 박사 연구진은 지난 2일(현지시각)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예방 효과가 91.6%로 나타난 3상 임상시험 중간분석 결과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해 시판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안전성과 효능 입증을 위한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1·2상 임상만 거친 뒤 러시아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던 터라 백신의 시판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랜싯 게재를 계기로 ‘스푸트니크V’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 자체가 달라진 모습이다.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사진=뉴스1).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사진=뉴스1).

‘스푸트니크V’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백신과 유사한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으로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전제로 설계됐다. mRNA 플랫폼으로 개발돼 극저온으로 유통돼야 하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냉장 온도인 2~8도에서 보관하면 돼 저장과 운반이 까다롭지 않고, 가격도 1회 접종당 10달러(약 1만1000원) 내외로 다른 백신들에 비해 저렴한 장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보다 예방 효과는 오히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번 랜싯 게재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스푸트니크V’의 임상 중간 결과가 랜싯에 게재된 날 공영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백신이 좋은 데이터를 보여줘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을 받으면 공동 생산·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다른 국가들에도 ‘스푸트니크V’를 공급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도입돼 국내 제약사에서 위탁 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동일 플랫폼 아스트라보다 효과 뛰어나···1·2회 접종 전달체 다른 까닭

랜싯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는 총 2만1977명의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2회 접종 후부터 91.6%의 효과가 나타났다. 1회 접종 후에는 73.1%, 1회 접종 14일 후에는 87.6%, 중등도 이상 질환 방어는 100%의 효과를 나타낼 정도로 전반적으로 우수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자는 10.8%가 포함되었는데, 예방 효과는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안전성 평가에서도 특별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국내에 도입이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스푸트니크V’와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됐는데도 불구하고 효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품목허가·심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문위원회에서 지난 1일 임상자료를 검토한 결과, 62%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백신을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지난 2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의 효과 연구에서도 1회 접종으로 76%의 예방 효과가 90일간 나타났고, 2회 접종을 12주 간격으로 늘렸음에도 82.4% 정도로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고령층에서의 예방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논란까지 제기돼 현재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스푸트니크V’의 임상 중간 결과,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랜싯을 통해 발표되자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라는 유사한 플랫폼으로 개발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소 차이가 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동일한 백신이 2회 접종되는 형태인 반면, 스푸트니크V는 1차 접종과 2차 접종에 서로 다른 전달체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이 점이 스푸트니크V의 효능을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끌어 올리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서는 같은 아데노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을 두 번 맞기 때문에 첫 번째 바이러스 전달체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2회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스푸트니크V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유사한 플랫폼을 쓰면서도 1차 접종과 2차 접종에 서로 다른 전달체를 사용함으로써 더 좋은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 랜싯에 게재된 스푸트니크V의 3상 잠정 결과는 큰 의미가 있다”며 “서로 다른 전달체에 의한 2회 접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같은 백신 물질이라도 1차 접종과 2차 접종에서 똑같은 전달체(벡터형)를 쓰면 2차 접종에서 항원의 성능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연구소에서) 상당한 고심 끝에 전달체를 1차에는 rAd26형으로, 2차에는 rAd5형으로 다르게 쓴 결과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그에 못지 않은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했다”면서 “애초 스푸트니크V가 3상 결과 없이 승인이 돼 상당한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 발표로 (전 세계가) 스푸트니크V를 새롭게 보는 상황으로 반전됐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실제 접종 시 임상보다 효과 뛰어날 수도

그렇다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도 같은 플랫폼의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1회 접종과 2회 접종을 서로 다른 전달체로 사용한다면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고령자의 참여가 적다는 이유로 고령자에 대한 효능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재훈 교수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시작된 영국이나 인도에서 앞으로 추가적인 효과가 발표되면 임상시험보다 더 뛰어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2분기 시작 때까지는 다른 백신이 도입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며 “다른 백신 선택지가 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결과가 더 충분했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현 시점에서는 가장 국민을 잘 보호할 수 있고, 방역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오후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로부터 국내 도입이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고령자 접종 허용 여부를 포함한 안전성과 유효성, 허가 시 고려 사항 등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받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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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8 10:49:57
기사내용 뭔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