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스마트 의료기기의 핵심은 ‘데이터’와 ‘연결’
'뉴노멀' 시대, 스마트 의료기기의 핵심은 ‘데이터’와 ‘연결’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1.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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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일호 고대구로병원 의료기기사용적합성테스트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
생활습관 관련 원외데이터 비중 늘지만 원내데이터와 연결되지 않아 방치
향후 양질의 원외데이터 생성되면 "다양한 의료정보 표준화가 성패 좌우할 것"

박일호 고려대구로병원 의료기기연구개발 가속센터·의료기기 사용적합성테스트센터장<사진, 이비인후과 교수>은 앞으로 ‘스마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와 ‘연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의료기기 사용적합성테스트센터는 지난 2018년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공식 ‘의료기기 사용 적합성 인프라 구축 시행기관’으로 지정됐다.

센터는 지난 14일(목) “헬스케어가 스마트해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2021년도 제 1회 스마트 헬스케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박일호 센터장은 국내 의료기기의 안전성 확보와 국산 의료기기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는 의료기기사용적합성테스트센터의 책임자로서 ‘스마트한 의료기기: 스마트의료기기에 대한 개념 정리, 최근 동향에 대한 논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스마트 의료기기가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하고, 사용자에게 더 쓰임새있게 설계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스마트’라는 형용사를 붙인 다양한 전자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비침습 진단기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마트 의료기기’가 출시되고 있는데, 박 센터장은 “스마트 의료기기라는 이름에 걸맞는 제품이라면 ‘타 장치와 연결돼 데이터 연결상 발생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자율기능이 발달하는 특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데이터(DATA)’와 ‘연결(Connection)’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만족하는 제품은 아직까지 흔하지 않아 앞으로는 이 두 가지를 충족하는 제품이 차별화를 가져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정보 데이터는 크게 병원의 '원내' 데이터와 '원외' 데이터로 구분된다. 원내 데이터는 건강보험공단(진료·검진), 심사평가원(처방·청구), 질병관리본부(유전체), 병·의원(진료), 약국(처방) 등을 통해 수집되는 검진·진료·처방·청구·유전체 정보 데이터로 정의된다. 원외 데이터는 혈당측정으로 대표되는 개인진단기기, ‘애플워치’ 등으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디비아스, 어플리케이션 등의 형태로 얻어지는 건강 정보 데이터 등을 말한다. 

박 센터장은 “지금까지 병원의 데이터 수집 경로는 주로 원내 데이터였는데 이제 원내 데이터는 전체 데이터 중 비중이 10%밖에 되지 않고 유전체 정보까지 합쳐야 비로소 약 40%가 된다”며 “나머지 과반수는 원외 데이터라는 점에서 앞으로 데이터 수집 범위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이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앞으론 원외 비임상 데이터를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병원 바깥에서 수집된 건강 데이터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데이터들이 원내 데이터와 원활하게 연결(Connect)되지는 않아 막상 의료현장에서는 별 쓰임새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박 센터장은 그 이유에 대해 “규제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결정적인 이유는 아직까지 원외의 비임상 데이터가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일매일 생성되는 광범위한 건강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들이 많아 과연 이 데이터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이 지난 14일(목) 개최한 ‘2021년도 제1회 스마트 헬스케어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일호 센터장
고려대구로병원이 지난 14일(목) 개최한 ‘2021년도 제1회 스마트 헬스케어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는 박일호 센터장

박 센터장은 “하지만 앞으로 데이터 수집·관리 기술이 점점 발전되면 정확도와 신뢰도를 갖춘 양질의 원외 데이터 생성이 가능해질 것이고 그렇게 광범위하게 수집된 데이터는 병원 내 임상데이터와 결합되어 막강한 파워를 갖게 돼 다양한 건강현상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또 “의료기기 데이터 통신의 목적은 정확한 데이터가 쉬운 방법으로 전송돼 의료진의 수고를 덜어주고 이를 다시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정밀치료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다양한 의료정보의 ‘표준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이 표준화가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스마트 의료기기는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초기 통제에 실패해 의료시스템 붕괴를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을 막을 대안으로 스마트 의료기기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해외에선) 코로나19 감염자의 감시 목적 기기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일부에선 위치신호와 생체신호를 결합한 데이터를 격리대상자의 검사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며 “또 감염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태에서 정상적인 의료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만성질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스마트 의료환경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이러한 점에서 ‘뉴노멀 시대’에 스마트 의료기기에 꼭 필요한 요소로 △원격케어 시스템 △감염 위험성 고려 △상호연결 웨어러블 △조기 발견 등을 꼽았다.

박 센터장은 “현재 많은 의료기기 사용자가 훈련된 의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제 의료기기의 안전관리와 사용적합성은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의료기기 개발 단계부터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 요인을 찾고 분석과 통제 과정을 사용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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