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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다사다난할 순 없다···2020년을 수놓은 '말말말'
이보다 다사다난할 순 없다···2020년을 수놓은 '말말말'
  • 의사신문
  • 승인 2020.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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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코로나19 발발로 시작해 의료계 총파업을 거쳐 코로나 재확산과 백신 개발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 의료계는 그야말로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 많았던 한 해였던 만큼, 주요 이슈를 둘러싼 의료계 안팎의 발언엔 종종 가시가 돋쳐있는 것을 봅니다. 다가올 2021년에는 화합과 치유의 언어가 보다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의대 설립 추진 등에 맞서 의료계가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의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 9월초,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은 즉각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사투를 벌이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 얼마나 힘드시나. 지난 폭염 시기, 방호복을 벗지 못해 의료진들이 쓰러져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하는 듯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의사는 물론, 일부 간호사들조차 이런 식의 편가르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의료진 마스크 부족은) 재고 쌓아두려 한 것”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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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박능후 당시 복지부장관이 국회에서 한 발언. 당시 현장의 의료인들조차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는 지적에 마스크 품귀의 원인을 의료계에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박 전 장관은 이 외에도 모기를 잡으려면 창문을 닫아놓듯이 중국인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에 “(코로나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올 한해 수 차례 구설에 올랐다. 

 

“'참을 인(忍)'자 세 번 쓰고 나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

“저희 세대는 과거 이야기로 훈계 통하는 세대 아냐”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사진=뉴스1>

의료계 총파업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만난 자리에서 의사 출신인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과 박지현 대전협 회장간에 오간 것으로 알려진 대화 내용이다. 이같은 대화 내용이 알려진 것을 두고 정부측 대표인 대변인이 전공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대전협 회장을 의료계 후배 대하듯 훈계한 것을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비공식적으로 오간 대화 내용을 외부로 공표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의사는 그 어떤 직역보다 공공재” (김헌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지난 8월 전국의사 총파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김헌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은 의료계의 투쟁 열기를 오히려 고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이를 패러디하면서 의사 커뮤니티에선 한동안 ‘공공재’가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일부 여당 의원들이 국가 재난시 의사인력을 강제로 동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는 등 ‘의사=공공재’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고자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사들을 아스팔트로 내몬 것은 정부”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 

지난 8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봐야할 의사들이 거리로 나서게 된 현실을 개탄하며 원인을 제공한 정부를 비판했다. 전국 시도의사회 중 최대 규모인 서울시의사회는 의료계의 주요 이슈마다 선봉에 서서 고유의 목소리를 내왔다. 박 회장은 “어제까지도 코로나 현장으로 달려가 환자와 함께했던 바로 그 의사들을 폭염 속 아스팔트 위로 내몬 것은 폭주 기관차가 돼버린 정부”라며 “‘덕분에 캠페인’을 벌이고 가식적인 뱃지를 달고 다니며 의사들을 토사구팽하고 농락하며 4대 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금 바로 진료현장으로 와 달라!”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

사진출처: 뉴스1
<사진: 뉴스1>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동료의사들에게 이같이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대구에서만 매일 100여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며 넘쳐나는 환자들로 인해 지역 의료기관 응급실이 폐쇄되고 선별검사소에 의료인력이 모자라자 이같이 호소한 것이다. 이 회장의 호소는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의료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대구·경북 지역은 코로나 대유행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의대정원 확대’라는 어려운 결정 해줘서 감사”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회장)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가 한창 대치 중이던 지난 8월,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를 철회해달라’는 의협의 요구를 최종적으로 거부했다. 하지만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당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지금이라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의대 정원 확충으로 이런 부분들이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말해 동료 의료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해당 발언 이후 병협 임원 6명이 사퇴하는 등 협회는 내홍에 시달렸고 의료계는 총파업의 길로 들어섰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에 여유 있는데 내놓지 않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실 교수가 지난 12월1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는 “중환자 병상이 실제로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부가 전체 중환자 병상 중 2%만을 코로나 환자 병상으로 확보했고 병원들이 코로나 진료를 꺼려 병상을 내놓지 않기 때문에 위기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중환자 진료체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적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내년 봄 한국은 코로나 청정국”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뉴스1)

지난 11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셀트리온 회장의 발언에 정치권은 크게 주목했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이 아닌 치료제로 코로나의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29일쯤 자사 항체치료제의 승인을 신청해 이르면 내년 2월쯤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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