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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의료계 10대뉴스] ③ 의료계 20년 만의 대규모 총파업
[2020 의료계 10대뉴스] ③ 의료계 20년 만의 대규모 총파업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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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로 치켜세우더니 4대악 정책 강행···9·4합의로 일단 봉합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전국의 의사들이 서울 여의도광장을 비롯한 거리로 몰려 나왔다. 코로나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의료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비롯한 이른바 '4대악(惡)' 의료정책을 밀어붙이자 이에 격분한 의료계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영웅은 의료진”이라며 ‘덕분에 챌린지’란 이벤트까지 기획해 의료인을 치켜세웠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통해 거대의석을 확보한 여당과 정부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강행하려 하자 의료계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의료계는 4대악 의료정책의 '즉각 철폐'와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며 ‘투쟁’을 선포했다. 20년 전 의약분업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의대생부터 전공의·전임의·교수·봉직의·개원의까지 전 직역이 하나가 된 대규모 투쟁이었다. 

8월7일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과대학생 1만여명이 모인 ‘젊은 의사 단체행동 집회’가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1주일 뒤에는 2만8000여 개원의들이 서울을 비롯해 부산·광주·대구·대전·제주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에 동참했다. 

대전협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며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같은 달 23일엔 전국 43개 전공의 수련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의사 가운을 벗어던졌다. 여기에 전임의(펠로우)들까지 ‘대한전임의협의회’를 결성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면서 대학병원엔 교수들만 남겨졌지만, 이들은 후배 의사들이 떠난 진료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젊은 의사들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양측의 갈등은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수도권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전임의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정부의 강압적인 명령에 맞서 의료계는 4대악 의료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의료인들의 대정부 투쟁은 첫 파업 이후 28일 만인 9월4일 의협이 정부·여당과 각각 합의문을 체결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주도했던 전공의들을 ‘패싱’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는 또다른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또 국회와 정부는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의대 예산을 포함시켜 의료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9·4 합의가 체결된 지 약 석 달만인 지난 16일 합의문 이행을 위한 제1차 의정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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