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의료기기업계···정부인증사업에 영세업체도 기회 줘야
‘내우외환’ 의료기기업계···정부인증사업에 영세업체도 기회 줘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2.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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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선영 한국의료기기협회 미용의료기기특위 부위원장(쉬앤비 대표)
범부처 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비 6년간 1조2000억, 중소기업엔 진입장벽 높아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 시기에 규제기관이 좀 더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채용해 창의적, 혁신적인 규제기준을 만들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의료기기산업은 제약·바이오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관 분야로, 향후 제약·바이오 산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부로부터 범부처 의료기기 연구과제·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는 것도 대다수 의료기기업체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총 3283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의료기기기업체 중 81%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의 영세중소기업인 현실에서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들에겐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강선영 한국의료기기협회 미용의료기기특위 부위원장<사진, 쉬앤비 대표>은 15일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과 만나 최근 업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Q. 코로나19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

"업계 전체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가 운영하는 쉬앤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수출길이 막혀 해외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까지 위축됐다. 5월 이후부터는 서서히 완화되고 있지만 올해 목표로 했던 많은 부분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 부위원장이 운영하는 쉬앤비는 지난 1999년에 설립된 의료기기 및 가정용 미용기기를 개발·제조하는 회사다. 고품질의 제품을 완성도 높게 만들고, 다양한 임상과 근거자료를 통해 국민건강과 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피부과에 주로 납품되는 플라듀오라는 플라즈마 피부치료 장비와 비바체라는 고주파 제품은 미국에서 4년 연속 동종장비 중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주로 미국 및 유럽, 중동 시장 수출을 주력으로 했기 때문에 코로나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최근엔 국내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Q.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규제 또한 만만치 않다던데

“전 세계적으로 의료기기의 규제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식약처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규제의 벽을 높이고 있다. 신규기업의 시장 진입은 과거보다 더 어려워지고, 기존 업체들도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규제(시험규격, 임상, 기간소유)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고 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식약처의 허가 관련 행정업무가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담당 전문인력은 여전히 태부족한 상황이다. 산업계나 학계에서 더 많은 전문가들을 특채형식으로 채용하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판단하기가 어려운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기존의 허가기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Q. 정부의 범부처 의료기기 연구과제 사업 등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어떤가

"해당 사업의 인증 기업에게는 정부지원 사업 우대, 세제·규제 완화, 인력·금융·컨설팅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사업비 규모를 좀 더 늘려 더 많은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면 좋겠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의 경우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총 사업비가 총 1조2000억 원이고, 2020년엔 931억 원이었다. 정말 시장성 있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업체로 검증되면 선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입찰단계나 사업선정 과정에서 누구보다 산업계 전문가들을 많이 활용해야 가능할 텐데, (현재로선) 의료기기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참여할 수 없는 범위이다."

Q.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 시 연구개발비 비중 및 연구개발비 인정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이밖에 중소기업들에게도 사업 제안서를 받은 것도 좋은 예라 생각한다. 또 미선정 기업과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 관련해서는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수한 의료기기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 및 추가적인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광고 사전심의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업계 입장에서는 자율성이 확대된 셈인데

"사실 업계 입장에서는 협회의 1차 심의를 받아 면죄부를 받는 것에 대한 장점이 있으므로, 의료기기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진행한다면 사전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에) 더욱 다양하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심의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데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틀에 맞게 만들어 제출하면 두 번 일이 없는데 계속해서 반복적인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Q. 작년말 미용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발족한 협회 내 미용의료기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는데, 역점사업이 있나 

"미용의료기기 발전을 위한 범위 지정과 사용 보급의 선제적 정책제안 및 유관기관의 소통강화, 유통망 확충을 위해 해외수출을 위한 전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미용의료기기 산업 선도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전문적인 DB구축과 업계 애로사항을 취합해 문제점을 발굴해 인허가 정책 제도 개선 및 규제 개선을 제안할 수 있다.

발족 직후 코로나19가 터져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으면서도 무엇보다 미용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국내외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연구조사하고 있다. 현재 30여 업체 소속 위원들이 활동 중이지만,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홍보가 어려워져 비대면 홍보를 위해 홍보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앞으로 진취적인 사고와 추진력을 지닌 인재들이 더 많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 

Q. 끝으로 내년 각오를 포함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루빨리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길 바란다. 2020년은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단단해질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제가 운영하는 쉬엔비의 경우 2021년 키워드를 ‘도전, 변화, 성장'으로 정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힘과 용기로 2021년에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더 멀리, 더 높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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