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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내 글 · 그림 통해 환자 안정 줄때 행복"
이사람 / "내 글 · 그림 통해 환자 안정 줄때 행복"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6.10.25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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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 시인 · 화가 · 수필가 ··· <김석희 원장>

의사이며 시인·화가·수필가로도 유명한 김석희 원장이 최근 15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다룬 `내 삶의 초록 비타민' 수필집을 본인이 직접 그린 삽화와 시로 구성, 3권의 수필집으로 나눠 엮어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이화동문 문인들을 대상으로 일 년에 한 명에게만 수여되는 `이화문학상' 후보작으로도 선정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달로 그 동안 40여 년간의 의사생활을 정리함에 앞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본 작품이기에 그녀의 인생 철학과 이상이 느껴진다. 김석희 원장은 그 동안 의사의 길을 걸어오며 느낀 점은 “환자치료에 앞서 자신의 마음의 안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후배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잊지 않길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글쓰기는 의창(醫窓)에 비춰지는 다양한 삶으로 인해 자칫 메말라지는 내 삶의 활력소이며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노력이기도 하다. 또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가치 있는 삶을 꽃피우고자 하는 몸짓인 것이다.(수필집 중)” 의료계에서 김석희 원장은 삶에 대해 그칠 줄 모르는 열정을 지닌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배움에 대한 의지와 욕심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에는 발리댄스와 비누공예에 푹빠져 있다는 김 원장은 문화센터의 모든 강좌를 섭렵했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욕구는 거의 광적이다. 김 원장 본인 스스로도 웃으며 “이제 배울만한 것은 다 배운 거 같다”고 말할 정도로 김 원장의 재주는 다양하다. 스쿼시, 탁구, 마라톤, 골프, 스키, 수영 등 웬만한 스포츠는 물론, 하모니카, 피아노, 기타, 가야금 그리고 서예, 각종 공예, 춤은 고전무용부터 볼륨댄스, 발리댄스까지.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사진콘테스트 수상경력까지 자랑(?)할 정도니 김 원장의 끼는 못 말릴 정도다. 그 중 글쓸 때와 그림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김 원장은 글과 그림이 마음에 평온을 찾고 힘들 때 스스로를 단련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취미였다고 말한다. 특히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 자신의 그림으로 도배는 물론, 본인의 책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김 원장은 “본인의 글과 그림이 한 환자라도 정서적인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소박한 삶의 단상 다룬 수필집 3권 내놔

병원문 닫고 정선지역서 봉사활동 예정



“환자들이 내 그림과 글을 읽고 기분이 참 좋아지고 편안해 졌다는 말을 들으면 너무나 기쁩니다. 나눠주는 기쁨이 이런 거구나 생각이 듭니다. 특히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먼저 알고 책을 얻으러 오는 환자들을 보면 글쓰는 행복을 느끼게 되고 글씀에 있어 내가 좀더 긍정적이고 맑은 생각과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 원장은 후배들에게 “의사 이전에 본인 스스로가 우선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인문사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오직 입시와 시험에만 전념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정서와 사고방식이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나중에 의사가 되고 환자를 보게 되면 환자치료에도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겁니다. 교육과정에서 문화, 문학, 인문사회 등 정서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마음의 여유와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취미가 무엇이든 본인만의 취미와 발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달 의원을 정리하고 강원도 정선으로 내려가는 김 원장은 앞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서고 싶다고 말한다. “동네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라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글과 그림도 전념해 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의사로서, 시인과 수필가로, 그리고 화가로서 아울러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반려자와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가족들에게도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가족에게도 충실할 생각이라며 웃음을 띄웠다. 소당(素塘) 김석희 원장은 지난 1942년 경기도 개성출신으로 이화의대 재학시절 박목월 시인의 사사로 첫 시집 `오선지의 연기'를 상재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두 번째 시집 `금강초롱'을 발간했으며 제1회 한국문학예술상(1995년)을 수상했으며 `포스트 모던지'에서 수필부문 신인상(1993년)을 받았다. 지난 2000년에는 20여 년간 그려온 서양화 70점을 선별해 제1회 서양화 개인전 `물소리 바람소리전'을 개최했으며 한국·이태리 작가 `오늘의 상황 로마 초대전'에 참가(1997년)하는 등 여러 전시회에서 이름을 올렸다. 김 원장은 지난 1998년 올해의 이화인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현재 의사 문인 동호회인 `박달회' 회장을 맡고 있다.정재로

이 책은 김석희 원장이 의료계 진찰실 창문을 통해 내다본 세상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인지 일상에서 여울지는 책 속의 작은 이야기들이 독자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 주고 한 줄기의 따스한 여운으로 남기게 한다. 제1 수필집 `내 삶의 초록 비타민'에서는 `장땡이'를 만들어 집안 어른들에게 골고루 나누어먹고 `주말농장'에서는 열심히 채소를 가꾸며 땀을 흘리는 등 건강한 정신이 그녀의 삶의 비타민이 되어 주고 있다. `개화성' `주말농장' `시간여행' `봄의 교향악' `노느매기' 등 5부로 구성했다. 제2 수필집 `내 삶의 푸른 비타민'에서는 `아줌마 마라톤'에서 마라톤 완주를 하고 `봄빗스케치' `화려한 도전' `신선한 도전' 등에서는 마라톤을 하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를 떠나고 또 발리댄스 발표회, 의사탁구대회에 출전한 자신의 일상을 글로 엮었다. 2집에는 `철인의 꿈' `봄빛 스케치' `기쁨나무 한 그루' `반짝이는 별처럼' `고결한 향기' 등으로 구성됐다.

 

유려한 필체 · 서정적 감각으로 따뜻한 감성 전달

 

제3 수필집 `내 삶의 보라 비타민'에서 역시 `정글트레킹' `자스민 향기' `로마 초대전' 등 의사로서 정기적인 자원봉사, 그림전시회, 세계각국의 여행하면서도 끔찍한 가족사랑 인류사랑 등이 삶의 활력이 되는 비타민임을 밝히고 있다. 3집 역시 `로마초대전' `번지점프' `그 사람 잊었지만' `꿀국이야기' `여행의 멋' 등 총 5부로 이뤄졌다. 이번 수필작품과 관련해 김우종 문학평론가는 “'자스민의 향기' `샴쌍둥이' `고양이와 할머니' `이천 할머니' `고추가게 아줌마' 등이 모두 흰 가운을 입고 의료계 진찰실의 창문을 통해 내다 본 세상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며 “여성적 체취와 서정적 감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도서출판 선우미디어·1만원(권당)〉정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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