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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주사 어벤저스 보셨나요?"···소아청소년 병원급 인증 최초, 우리아이들병원
"정맥주사 어벤저스 보셨나요?"···소아청소년 병원급 인증 최초, 우리아이들병원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1.0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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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잡기 어려운 아이들 위해 대학병원서도 보기 힘든 정맥주사팀 구성
전문화·지역화 앞세워 쑥쑥 성장···국내 최초 소청과 ‘전문병원’ 지정 기대

“대학병원급 진료의 질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접근성을 고루 갖춘 우리아이들병원이 상급종합병원과 동네의원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코로나19 시대 아동병원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겠습니다.” 

의료법인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사진, 고려의대 2005년 졸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의료법인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하 우리아이들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3주기 의료기관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소아청소년과 병원급 인증 의료기관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다.

지난 8월에 실시된 의료기관 인증조사에서 우리아이들병원은 감염 관리, 질 향상 및 환자 안전, 환자 진료, 의약품 관리, 안전한 시설 및 환경관리 등 여러 기준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우리아이들병원의 이번 인증은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증을 준비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감염관리 및 환자 안전체계의 신뢰성을 인정받아 이뤄 낸 성과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인증평가 준비위원회 남성우 위원장은 “병원을 다시 개원한다는 생각으로 기초부터 다시 점검하고 준비했다”며 “이 모든 과정들을 감내하고 묵묵히 따라 준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인증 획득은 모든 직원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노력해 준 덕분에 이뤄 낸 값진 성과로 인증평가 준비와 획득을 통해 직원들에게도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고, 또 그 과정에서 병원 전체가 표준화, 객관화, 체계화되는 등 한 수준 더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13년 첫 개원 후 서울 서남·동북권서 중추 역할 

지난 2013년 우리아이들병원을 시작으로 서울 서남권과 동북권에서 각각 중추 역할을 하는 어린이병원 2곳(구로우리아이들병원,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가히 눈부시다 할 만하다.

현재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및 소아 질환 관련과 의료진 35명과 소아에 특화된 250명의 병원 가족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개원 후 인근 상급종합병원인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과 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소아영상의학과와 튼튼클리닉을 개설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호등급 1등급 의료기관으로 최초로 선정된 데 이어 지금까지 5년 연속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 2014년에 처음으로 서울특별시의사회 최우수회원 병원에 선정된 데 이어 2015년, 2016년에도 연달아 선정됐다.

2015년에는 소아정형외과를 개설했고 여의도성모병원과 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했으며 특히 그해 10월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을 설립해 구로구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과 여성가족부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우리모두들 치과병원과의 소아치과 협진체제를 구축했고 소아내분비클리닉(소아내분비과)을 개설했고, 2017년에는 마음튼튼클리닉(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을 개설했고 서울대어린이병원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아이들병원(사진 左)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사진 右) 전경.
우리아이들병원(사진 左)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사진 右) 전경.

2018년에는 재단 2호 병원인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을 신축, 개원해 구로 우리아이들병원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더욱 크고 현대화된 시설에서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2019년 소비자만족대상’을 수상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아이가 오면 총체적으로 커버되는 병원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며 “보건복지부 인증도 딱히 인증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최고의 의료 질을 구현하려고 노력하던 중 인증평가요소를 보니 딱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어서 우선 인증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상 성북우리아이들병원장은 “모든 회의를 직접 주관하며 점심시간에 짬을 내 회의를 하는 등 , 돌이켜 보면 1년이 넘는 인증 준비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며 “인력을 추가하고 시설을 개선·확충하면서 비용 부담이 상당히 많았지만 이사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고 그렇게 고생한 만큼 성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차별화 핵심은 ‘전문화’와 ‘지역화’ 

2013년 개원 이래 급성장을 거듭해 급기야 최근에는 소아청소년과 병원급 최초 인증이라는 결실을 이뤄 낸 우리아이들병원의 차별점은 무엇보다 ‘전문화’와 ‘지역화’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전문화’ 측면에서 우리아이들병원은 대학병원에서도 보기 어려운, 경험 많은 정맥주사 전문간호사들을 모아 정맥주사팀으로 구성해 구로 본원과 성북 분원에 각각 배치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소아의 경우 주사 시 정맥잡기가 매우 어려운데 우리는 소아정맥간호사가 직접 채혈하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못 잡는 라인을 우리병원에 와서 잡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소아환자의 경우 낙상 위험이 굉장히 큰데, 우리는 온돌형 1인실과 2·3인 다인실을 운영하며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 당일 판독부터 케어까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성과 함께 환자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이나 일부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제외하고 전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간호등급 1등급을 유지하는 병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개원 이래 지금까지 줄곧 1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신규 간호사의 1년 이내 퇴직률도 평균(2019년 기준 45.5%)의 절반보다도 낮은 20% 미만 수준이다. 

그 비결에 대해 정 이사장은 “직원이 편해야 환자들도 편하다는 기치 아래 집이 먼 간호사들을 위해 1인 1숙소를 제공하고 있고, 연봉도 대학병원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직원들이 일과 가정 중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려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혹독했던 인증 평가 준비 기간에도 퇴직이나 이직을 한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강점은 인근 개원가와의 상생을 이뤄낸 ‘지역화’다. 어떤 진료과목이든 특정 지역에 특화된 병원이 들어오게 되면 지역 개원가에서는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아이들병원은 ‘정도경영’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소아청소년 개원가와 상생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의 의뢰서 회신율이 100%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며 정성관 이사장은 구로구의사회 전임 총무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사실 우리병원도 개원 당시 주변 개원가에서 ‘약을 세게 쓴다’라는 등의 루머가 도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주변의 의원을 모두 찾아가 인사하며 ‘정도경영’을 통한 지역 의원들과 상생을 약속했다”며 “실제로 지금도 의원으로부터 진료의뢰서를 받으면 무조건 1주일 이내에 엑스레이까지 첨부해 꼼꼼히 소견을 적어서 모두 회신하도록 하는 등 대학병원보다 더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 개원의들과 ‘단체 카톡방’을 통해 늘 진료정보를 빠르게 교류하는 등 소통 노력을 통해 지금은 개원가에서도 의뢰하고 있고 월 의뢰서만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한다. 

◆소아 특성 반영 안된 수가체계 개선돼야 

이처럼 1차병원과 3차병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지만 정 이사장은 앞으로도 높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며 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도 나타냈다.

정 이사장은 “소아 특성상 1명을 진료하려면 최소 4명의 의료진은 필요하고 정맥주사도 마찬가지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린다”며 “따져보면 청진기를 사용하는 과도 이제 소아청소년과가 유일하다. 초진은 15분, 재진은 30분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진료에 시간과 정성을 다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는 다른 과와 똑같이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소아청소년과의 특성을 고려한 합당한 수가 가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최근 보건복지부 인증에 이어 소아청소년과 분야 보건복지부 전문병원 지정을 신청해 오는 12월 말 최종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관 이사장은 “임직원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높은 의료의 질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인증에 이어 전문병원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에서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금까지 이루어 낸 성과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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