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고액암 확정도 병리·진단검사 전문의 진단 따라야"
대법 "고액암 확정도 병리·진단검사 전문의 진단 따라야"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10.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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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검사와 임상의 진단 달라···유족, 임상의 진단 근거로 소송 제기
원심, 병리과 진단 따르도록 한 약관에 예외 인정···대법 "법리 오해"

고액암 진단을 확정하는 데 있어서는 담당 임상의사의 진단보다 병리과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 더욱 결정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생명보험회사인 A사가 암으로 사망한 장모씨 가족들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인인 장씨는 지난 2017년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 병리검사 결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 받았다. 그러나 다음해 같은 병원에서 담당의사인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망인의 병명을 ‘두개안면골의 악성신생물(C41)’로 기재한 진단서를 발급한다. C41은 A사의 보험약관이 정한 고액암에 해당했고, 고인의 가족들은 이를 근거로 A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고 보험금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만으로는 보험금을 지급할 채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고인의 병명이 보험사에서 규정하는 고액암에 해당하지만, A보험사의 보험약관은 7항에서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과 혹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내려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병리검사 결과와 임상의사의 소견이 서로 다를 때 무엇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느냐였다. 

원심은 유족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원심은 “’병리과 혹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진단확정이 있어야 한다’는 보험약관 3조7항은 고액암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망인이 임상의(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C41 진단확정을 받은 것이 ‘고액암으로 진단확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고액암에 대해 약관상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험약관의 체계’를 강조하며 이전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보험약관이 기타 피부암과 갑상선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에 대해서는 병리 또는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의 진단 확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보다 더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인데 병리과 혹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확정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심 판단에는 보험약관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병리과 혹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확정뿐 아니라 임상의사가 병리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진단하는 것도 진단 확정에 포함해야 하지만, ‘병리검사 결과 없이’ 또는 ‘병리검사 결과와 다르게’ 암의 진단 확정을 한 것은 보험약관이 규정한 고액암 진단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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