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으로 고름 빼 90% 완치”···말기암 환자에 사기 행각 한의사들 실형
“대변으로 고름 빼 90% 완치”···말기암 환자에 사기 행각 한의사들 실형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9.16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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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장과 연구원장이 공모해 피해자 3명에 9900만원 받아
법원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가족들 기망, 실형 선고 불가피"

‘특수약’을 사용해 암을 완치시킨다고 환자들을 속이고 1억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들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보건범죄단속특별법 위반과 사기,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의원장 A씨에 대해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한의원 연구원장인 B씨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5년 한의원장 A씨는 말기암 치료 광고를 보고 찾아온 환자의 부친에게 “전에는 소변으로 고름을 뺐는데, 지금은 대변으로 덩어리들이 나오게 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며 연구원장 B씨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B씨는 상담에서 “2년 전에 특수약을 개발했다”며 “특수약을 쓰면 고름덩어리를 대변으로 뽑아낼 수 있고, 90% 이상 완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당시 한의사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고, 특수약을 개발한 적도 없었다. B씨가 처방한 물질에서는 오히려 환자를 사망케 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 또 B씨는 암세포를 파괴한다며 환부에 열을 가하기도 했는데, 이는 통상 암세포 파괴 목적으로 사용하는 고주파온열 기구가 아니었고 흔히 사용하는 원적외선 전기온열기로 드러났다.

한의원장 A씨와 연구원장 B씨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모해 피해자 3명으로부터 9900만원을 받았다.

A씨와 B씨는 이 밖에도 한의원을 찾아온 암 환자들에 완치를 호언장담하며 실제로는 암 치료에 효과가 없는 처방을 계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폐암 환자에게 A씨는 “내가 주는 약을 먹고 6개월이 지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90살을 못 살면 70살을 산다”고 말했지만 이 환자는 한의원을 방문한지 6개월만에 사망했다. A씨가 환자에게 처방한 물질에서는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A씨는 유방암 환자에게도 독성물질이 포함된 물질을 처방해, 이 환자는 약을 복용한지 3일 만에 몸이 마비됐고 한 달 만에 사망했다. 

A씨는 환자들에게 다른 항암 치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또다른 암 환자에게 “모든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3개월 동안 내가 주는 약을 복용하라”고 했지만, 이 환자는 약을 복용한 후부터 고열, 구토, 설사, 경련 등 증상을 보이다가 두 달 만에 숨졌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암 치료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에 편승해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했다”며 “피고인들에게는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로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권유해 피해자들이 치료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사망하게 했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이 진료비를 돌려받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해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원은 또 “피고인들은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하여 망인들이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불가능하게 했다”며 “피고인 A는 책임을 떠넘기려 했고 처방전 위조를 교사하는 등 죄질이 극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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