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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협회장, "젊은이들 마음에 상처 안겨 죄송···내부 단합해야"
최대집 의협회장, "젊은이들 마음에 상처 안겨 죄송···내부 단합해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9.15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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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회원 서신발표, 의대생들 단체행동 지지
"젊은 의사 존중하고 세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협회 개선할 것"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의대생·의전원생들의 단체행동 중단 발표에 지지를 보내면서 이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의협은 학생들의 고뇌와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모든 사정과 이유를 떠나, 젊은이들 마음에 상처를 안긴 것은 모두 의협 회장인 저의 부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해온 의대생·의전원생들은 이날 오후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거부 등 단체행동 중단을 선언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성명을 내고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의 발족으로 협회의 목표를 달성했기에 모든 단체행동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의대협은 "의협이 정부·여당과 공공의대 및 의대정원 확대의 원점 재논의 명문화를 이룬 과정은 유감이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실망보다 더 나은 의료와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라 판단했다"며 "숙의 끝에 선배 의료인과 합심해 의·정 합의문의 성실한 이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의협 회장으로서, 한 명의 선배 의사로서 이번 의료계의 투쟁·협상 과정에서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에게 마음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과 젊은 의사, 선배 의사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신뢰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이번 투쟁을 통해 의료계의 중심에 선 학생과 젊은 의사들을 존중하고 세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협회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그는 "의대협이 전국의대교수협의회와 함께 구축하기로 한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에도 힘을 보태겠다"며 "이미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고문 자격으로 함께 참여하기로 했고, 기구 운영과 관련한 실무적인 지원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특히 최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의료계의 단합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회무에 임하겠다"며 "갈등과 상처 속에서 이뤄진 당정과의 합의가 실질적인 성과와 의료제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여당과 정부가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압박하며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다시 단호하게 나설 준비도 함께 하겠다"는 경고도 그는 잊지 않았다.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와 원격의료 등 의료정책 '4대악(惡)'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의견을 취합하고, 특히 지난 한 달간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논리와 근거를 보강해 대국민 홍보는 물론, 의료계와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대안들을 준비해 역 제안하고 관철시켜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 젊은 의사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개선, 의료전달체계 확립, 건정심 구조 개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의료계의 숙원 과제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며 "특히 필수의료 개선의 핵심인 '수가 현실화'를 위해 전문과목별로 의견을 수렴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항목을 정리해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료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별 가산수가 제도 도입과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원책,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의료인의 안전과 의료기관의 기능 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도 마련·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회원들에게 의료계 내부 단합도 당부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일부 여권 인사들과 정부 관계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당정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의료계 내부의 여러 직역, 산하 단체, 세대 사이의 분열을 유도해 합의 당사자인 의협의 권위를 손상시키고 이를 통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의 원격의료 강행으로 촉발된 의료계의 단체행동 과정에서도 의협 내부에서 분열이 벌어져 의협 회장이 탄핵되고 집행부가 무너지다보니 건정심 구조 개선 등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우리의 분열로 말미암아 정부가 약속 이행의 부담에서 벗어났던 과거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획책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갈등을 딛고 화합할 때, 정치권과 정부는 당황할 것이고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디 의협과 저 최대집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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