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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일각서 9·4합의 부정 발언···의협 "계속되면 합의 '철회' 불가피"
여권 일각서 9·4합의 부정 발언···의협 "계속되면 합의 '철회' 불가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9.08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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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라디오인터뷰서 합의 내용에 "어느 정부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의협 "진료현장 복귀한 의사 뒤통수치는 행태, 사과하고 즉각 중단하라"

지난 4일 의료계와 정부·여당이 공공의대 신설 등을 '원점 재논의'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여권 일각에서 벌써부터 이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들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와 정치권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의료계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의협이 이를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8일 '정부·여당은 합의문 이행 의지가 과연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성명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이날 오전 CBS라디오와 한 인터뷰 내용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에 대해) 정부로서도 더 이상 구제책을 내놓기가 좀 곤란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의대 신설 등의 원점 재검토와 관련해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우리도 10여년 간 오랜 연구와 토론 끝에 결정한 정책을 철회하라, 무효화 하라는 것은 어느 정부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원점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내용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의협은 "마치 9·4 합의를 깡그리 망각한 듯한 답변으로 관련 법안 통과에 대한 의지가 저변에 깔려있음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와 같이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며 "김성주 의원 혼자의 생각인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공통된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의협은 이같은 행태가 “코로나19 시국에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 전공의, 전임의들의 등에 또다시 칼을 꽂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합의 내용을 부정하는 정부여당의 발언 및 행위가 계속된다면 국민건강을 위해 대승적으로 이뤄진 9.4합의를 ‘원점 재검토’ 또는 ‘철회’할 수밖에 없으며 다시금 투쟁에 나서는 것을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와의 합의를 부정하는 언행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더 이상 신뢰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언행을 삼가고 합의문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지난 6월말 공공의대법을 대표발의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라북도에는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시 유력 후보지로 꼽고 있는 전북 남원이 속해있다. 

이 때문에 김성주 의원의 이날 발언을 놓고 공공의대 신설 추진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상황에서 지역구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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