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대전협, 재투표 끝에 파업 지속키로···왜 뒷말 나오나 봤더니
대전협, 재투표 끝에 파업 지속키로···왜 뒷말 나오나 봤더니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8.31 1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①파업 '유지' 안건 부결? 대전협, 애초 단체행동 '중단' 여부가 안건
②파업 여부는 비대위 결정사항인데···"전체 대표자 의견 듣기로 한 것"
③일부 비대위원 사퇴, 의견 무시돼 반발? "9월1일부터 새 임기 시작"
여의도 집결한 전공의들.(사진=뉴스1)
여의도 집결한 전공의들.(사진=뉴스1)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30일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파업 지속이 결정됐다고 밝히면서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파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파업 유지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재투표로 가결됐다” “비대위 과반이 파업 중단을 주장했지만 무시됐다”는 등의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한때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은 입장문을 내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대전협은 “1차 투표 안건은 ‘(정부와의) 합의문을 채택하고 단체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을 범투위에 상정한다’였다”며 “중단에 △찬성 49표(25.3%) △기권 48표 △반대 96표(49.7%)가 나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주장한 것처럼 첫 번째 안건이 '파업을 지속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오히려 파업을 중단한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이 안건은 결과적으로 과반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후 사실상 같은 내용을 두고 2차 투표가 진행된 데 대해선 대전협은 “이후 ‘합의문을 채택하고 단체행동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대의원 의견수렴과정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있어, 시간 제한을 두지 않은 충분한 찬반 논의 끝에 파업 지속에 대한 분명한 결정의 필요성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2차 투표 안건은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의 직권으로 상정됐고,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라는 안건으로 △찬성 39표 △기권 13표 △반대 134표를 얻었다. 단체행동에 반대하는 의견이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파업 지속’이 가결됐다는 것이다. 

대전협의 이같은 해명에도 이번 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대전협의 파업 지속 결정이 발표된 날 오후 5시쯤 일부 출입기자들에게는 ‘어떤 전공의들’이라는 이름의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이들은 “대전협 비대위의 과반이 8월29일 범의료계의 타협안대로 파업을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며 “하지만 박지현 회장은 자신이 믿어달라고 호소한 ‘비대위’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는 국민 건강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파업을 중단하기를 원했으나, 회장 개인의 의견으로 해당 안을 일선의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회의에 부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협 규정상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국 전공의 대표들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파업 중단을 결정하는 데 있어 대의원총회를 반드시 거쳐야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박 회장이 전체 대표자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해서 대의원총회를 거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비대위 과반이 파업 중단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전공의 전반의 분위기는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주여서 대표자들은  파업 유지에 투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전공의들'은 또 “복지부와 국회, 범의료계와의 소통과정을 이해하고, 확보된 안으로 파업을 중단하기로 요구했던 비대위와는 달리, 일선의 전공의들은 과열돼 있는 상태였다”면서 “모든 것이 박 회장의 의도대로 진행됐다. 비대위 다수는 사퇴를 표명했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비대위원들의 변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9월 1일부터 임기가 새로 시작되기 때문”이라면서 "파업 반대 의견이 무시돼 사퇴했다는 사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