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돼야”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돼야”
  • 배준열·박승민 기자
  • 승인 2020.06.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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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신현영 의원 주최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 국회토론회
이낙연 모두에 "보건연구원 이관은 '해괴망측'한 시도" 발언 화제
참석 전문가들, 정부 발표 조직개편안에서 수정된 개편방안 제시
"질병 연구기능은 물론 지자체 기능까지 통합해 정책 총괄해야"

질병관리청이 질병의 연구기능은 물론 지자체의 질병관리기능까지 통합한 정책 '총괄'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오후 1시 30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안은’을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앞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현재의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이뤄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번 정부 개편안에 현재 질본 산하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이 담기면서 질병관리본부의 실질적인 기능을 축소시키는 '무늬만 청 승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결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검토를 지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새롭게 승격하는 질병관리청이 보건의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독립적인 권한을 가져 감염병을 포함한 질병의 연구, 예방 및 대응·관리의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낙연 의원이 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은 정부가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려고 한 안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옮기고, 인원과 예산을 줄이려고 하는 '해괴망측'한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려던 정부의 계획을 작심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한림대 이재갑 교수가 눈물로 호소해서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고, 대통령이 감수성 있게 대처해 이상한 길로 많이 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사진>는 구체적 방안으로 권역 질병관리청과 시도 질병예방관리본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질병관리청 산하에 권역 질병대응센터를 두는 정부안 대신 이를 권역 질병관리청으로 확대 개편해 복지부 및 시도와 보다 효율적으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별 감염병 대응능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부에서 충분히 컨트롤하기에 부족하다”며 일례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생활치료센터가 만들어질 당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핑퐁’하던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앙 질병관리청이 감염병관리를 포함한 질병관리정책을 집행한다면, 권역 질병관리청은 시도 질병관리 정책집행을 지원, 시도 차원의 불균형 해소, 위기대응·교육훈련·물자공급을 포함한 질병관리 지원, 환자 전원 조정을 포함한 시도 간 조정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질병관리본부에 대해 행정조직과 검사조직이 분절되어 있고, 감염병 전담조직도 없는 등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따라서 "시도 질병관리조직을 통합해 명확한 역할과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중앙-지방 질병관리조직을 체계화하고, 질병예방관리청과 협력해 현장 감염병 대응을 총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 역시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질병관리청 역할 강화의 필요성이 확인된 만큼 강력하고 효율적인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교수는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직접 올려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개편안에 대해 비판하며 수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날도 국립보건연구원의 복지부 이관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현재의 국립보건연구원은 질병관리청의 역할 수행을 위한 기초 R&D의 산실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립감염병연구소를 통한 감염병 연구의 통합 진행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이 보건의료 R&D의 거점으로 성장하게 되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독립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질병관리청의 독립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거버넌스, 연구, 지방행정조직을 아우르는 정책과 시행, 연구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라며 “인사권과 예산권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 기능의 이양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날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도 공통적으로 정부의 조직개편안의 개선방안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며 각자의 방안을 제시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정기석 한림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 청 승격과 복수차관제 도입은 상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보건 기능이 약한 복지부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하고, 질병관리본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조직인 ‘처’로 승격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개편을 통해 전문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선영 복지부 기획조정실 혁신행정담당관은 “복지부는 2020년도 기준 중앙부처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운영하는 부처인 만큼 복수차관제를 포함한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질병관리청 승격을 포함해 복지부가 담당하는 많은 기능을 이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형 질병관리본부 기획조정과장은 “청으로 승격되면 인사, 조직, 예산에 있어 자율성과 전문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감염병 이외에도 미세먼지, 기후변화 등 새로운 요구도 많이 받고 있어 인력 충원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중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사진>은 토론이 끝난 후 “이번 조직개편안의 변화가 방역의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사회에 어떤 발전적인 변화를 줄 수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기석 교수는 “사실 현재 지자체는 방역의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별다른 변화를 주기 힘든 상황이어서 중앙 직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윤 교수는 “지자체에 방역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고 주장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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