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정지 받은줄 모르고 인수한 의원···"제가 책임지라고요?"
업무정지 받은줄 모르고 인수한 의원···"제가 책임지라고요?"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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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A씨, 인수 1년뒤 69일 영업정지 통보···"처분 사실 몰랐다"
法 “처분 사실 몰랐다면 처분대상 아냐···처분대상 잘못 봤다" 판결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 사실을 모른 채 의원을 넘겨받은 의사에게 업무정지 처분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2017년 7월 봉직의 A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의원의 원장 B씨로부터 B씨가 운영하던 의원을 인수했다. 하지만 병원을 운영한지 1년 만에 A씨는 뜬금없이 보건복지부로부터 69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알고 보니 A씨가 의원을 인수하기 한참 전인 2014년, 보건복지부가 당시 이 의원을 운영하던 B씨가 요양급여비용을 이중청구하고 약제비를 부당청구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A씨와 B씨 사이에 양도계약이 체결되기 5개월 전쯤 B씨에게 업무정지 처분 사실이 통보된 것이었다. A씨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양수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A씨는 “업무정지 처분의 사유는 B씨가 운영하던 의원과 관련된 것으로, 본인과는 무관하다”며 “위법사유와 관련이 없는 양수인에게 B의 위법사유가 승계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처분의) 승계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의원을 양수할 때 해당 처분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선의의 양수인인 본인은 제재 처분의 효과가 승계되는 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본인은 업무정지를 받게 된 약제비 부당청구 등과 관련해 아무런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3항은 ‘업무정지처분의 효과는 그 처분이 확정된 요양기관을 양수한 자에 승계되고, 업무정지처분 절차가 진행 중인 때에는 양수인에 대해 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양수인이 처분 또는 위반사실을 알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결국 A씨가 단서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로서는 (업무정지) 처분의 가능성을 알았더라면 이를 계약의 양수대금 기타 계약조건에 반영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양수대금의 결정이나 지급 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의 가능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A씨가 이 사건 처분 사유나 관련 절차 진행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하고 양수대금을 전부 지급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B씨가 법정에서 ‘A씨에게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해 말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B씨로선 업무정지 처분이 철회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A씨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를 처분 대상자로 의제한 이 사건 처분에는 제재처분의 대상자를 잘못 지정한 위법이 있다”며 “이 사건 처분에는 제재처분의 대상자를 오인한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애초에 (제재할) 사람을 잘못 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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