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은 소아성애자 아닌 변태성욕자”···전문의가 본 '박사'의 범죄심리
“조주빈은 소아성애자 아닌 변태성욕자”···전문의가 본 '박사'의 범죄심리
  • 권민지 기자
  • 승인 2020.03.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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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 전문의 A 교수 “자신의 행동에 괴로워했을 것”
‘박사’라는 호칭 통해 채우지 못한 사회적 욕구 대리 충족
조주빈.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조주빈.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일명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언론에 자신의 삶을 ‘악마의 삶’이라고 표현했다. 또 그런 삶을 멈추게 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일견 미성년자 등에게 잔인한 행동을 일삼았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는 듯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의료계에서도 그동안 알려진 조주빈의 행태와 그의 발언을 통해 조주빈의 심리를 분석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의 현재 심리상태를 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이에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근무하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A 교수로부터 조주빈의 범행 심리에 대해 들어봤다. A 교수는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다는 점을 감안, 오해 섞인 논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본지에 익명을 요청했다. 

A 교수는 먼저 “변태 성욕자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주빈이 도 넘은 자신의 행위로 인해 괴로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 교수는 "변태 성욕자들도 각자가 바라는 수준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 대화방 안에서 점점 더 잔인한 영상을 요구하는 압박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나중에는 아웃오브컨트롤(Out of control), 자신이 (회원들을) 제어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간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초기에는 자신도 성적 흥분 상태를 느꼈지만, 점차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게 돼 괴로워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아동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와중에도 조주빈은 1년 반 동안 55회에 걸쳐 무려 231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와 같은 조주빈의 이중적인 행태는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물었다.

A 교수는 “이중적인 모습도 모두 다 조주빈”이라며 "(이러한 이중성이) 조주빈의 심리적 ‘갈등’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A씨는 “상반되는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인 갈등은 개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모습과 개인이 품고 있는 '이상적' 모습이 불일치할 때 발생한다. 이 둘이 일치하면 심리적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모습에 만족하고 안정된 자아를 갖고 살아간다.

조주빈은 평소 외모와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는 주변인의 증언이 있었다. A 교수는 “심리적 갈등의 산물이 콤플렉스인지, 콤플렉스로 인해 갈등이 생겼는지 그 선후관계는 따져봐야 안다”면서 “콤플렉스와 갈등이 영향이 준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주빈의 심리적 갈등이 ‘박사’라는 닉네임으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질문에 A 교수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사이버 공간의 특징은 '실제' 자기의 모습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A 교수는 “텔레그램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박사’라는 소리를 들으며 내적 욕구를 채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A 교수는 정신분석학적으로 볼 때 조주빈이 ‘변태성욕자’에 해당하지만 ‘소아성애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소아성애자들의 욕구 충족 대상은 10대도 아니고, 더 어린 미취학 아동들”이라고 설명했다.

A 교수는 본인이 직접 상담했던 소아성애 환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담당하던 소아성애환자는 어렸을 때 삼촌에서 성폭행을 당한 성적 피해자였다”며 “(환자가) 자신이 가해자가 되면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해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아성애자들은 이처럼 서로 충돌하는 복합적인 심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A 교수는 또 “소아성애자들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반복적으로 가해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행위를 통해 일시적으로 피해자 지위에서 벗어나지만 자신의 고통은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 교수는 “조주빈은 소아성애자라고 볼 수는 없고 큰 범위 안에서 변태성욕자의 분류지만, 가정환경이라든지 어릴 적 경험이라든지 조주빈의 변태성욕 성향에 영향을 준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학적으로 변태성욕자는 보통의 성적 자극으로는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A 교수는 “변태성욕자들은 정상적인 것으로는 흥분 상태에 도달하지조차 못한다”며 “때문에 성적 상대의 성(性)을 바꿔본다든지, 성적 상대의 연령을 극단적으로 낮춰본다든지 하면서 변태성욕자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한 번 변태성욕자가 되고 난 이후에는 정상인 범주로 돌아오기가 어렵다고 본다. 조주빈과 같이 아동 포르노를 반복해서 접한 사람의 경우엔 아동에게만 성적 흥분이 되도록 학습이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자극에 점점 무뎌지고, 처음보다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A 교수는 "점점 더 강한 자극, 더 파괴적이고 더 비윤리적인 자극을 찾게 되고, 성적 흥분은 은밀한 공간에서 혼자 있을 때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극단적인 자극을 멈추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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