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종코로나 해결 위해 "의료계 의견 경청하고 재정지원 아끼지 않겠다"
서울시, 신종코로나 해결 위해 "의료계 의견 경청하고 재정지원 아끼지 않겠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02.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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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의료계와 긴급회의 열고 대책논의···"위기경보 '심각' 수준으로 대처"
의료계, 보건소의 방역기능 강화 요구하고 마스크 등 비품 부족 호소
입국금지국 확대요청엔 "쉽지 않을 것"···폐쇄 의료기관 지원엔 "가능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서울시가 서울시의사회와 함께 신종코로나의 지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0건이 서울에 발생했다.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는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보건소 선별진료소 및 역할 강화’, ‘의료인 마스크 부족대란 해결’, ‘역학조사관 증원’, ‘폐쇄 의료기관에 대한 예산 지원’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서울시 감염병협력위원회는 6일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앞서 박 시장은 “서울시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가적 재난 해결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면서 2016년부터 공공과 민간의 대응을 위한 감염병대비 전문인력확보 사업 등 ‘감염인프라’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사회와 지난 4년간 서울시 감염병협력위원회 구성 및 운영과 의료지원인력 데이터화 및 지원체계 구축, 교육 및 실습과 홍보를 꾸준히 운영한 결과 현재 코로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우리에게 닥친 국가적 재난을 냉철하게 이겨내기 위해 의료인들의 전문적인 자문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해 이번 감염병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보건소 선별진료소 역할 강화… "거점병원 고유기능 유지 도와달라"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 등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기능에 대해 지적하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적극적인 선별진료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먼저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들은 최일선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다"며 "서울시내 25개 보건소도 자신들의 본연의 업무인 ‘방역(선별진료)’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보건소들은 보건소 인근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일반진료도 동시에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소의 일반진료는 ‘만성질환 진료 및 치료’를 중심으로, 노령 환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보건소가 보건소 입구에 선별진료소를 만들어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감염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보건소의 역할에 맞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보건소가 일반 진료기능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병원·보건소 간의 협조 및 역할 관련 불만을 털어놨다. 

먼저 유 부원장은 "대학병원들은 현재 전문의 시험으로 전공의가 빠져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도 진료와 수술을 진행하는 동시에 정부 지침에 따라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 병원 입구 발열검사 등 동시다발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역관리를 위해 보건소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거점병원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가뜩이나 인력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보건소가 의료 인력은 물론 여러 가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도 "지역 감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감염 유무를 확인해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대학의 거점병원들의 고유기능, 특히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활동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형·대학병원들이 고유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선별검사 요구 증가는 보건소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면 좋겠다"며 "보건소의 차별화된 선별진료소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일선 의료진 마스크 품귀현상… "보호막 없이 진료할 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료인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 등에 대한 당국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동건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실장은 “의료인이 사용해야 할 보호구와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으로, 마스크의 경우 10일정도 버틸 수 있는 분량 뿐이어서 꼭 필요한 인력에게만 지급하고 있다”며 “보안요원 등의 직원들에게는 마스크를 아예 지급하지 못하거나 덴탈마스크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인숙 서울시간호사회 회장도 “선별진료소에서 환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인력은 간호사인데, 간호사들도 보호장비 및 마스크 부족으로 길어야 2주정도 사용할 분량밖에 없다는 것에 불안해한다”며 “7일부터 검사키트가 시행되면 검사를 원하는 국민 요구가 폭증해 보호장구들이 모자라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형 경희대병원 원장 역시 "의료기관에서는 외래환자들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을 지원하고 하고 있지만 품귀현상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시청 차원에서 마스크 등의 공급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회장도 “일선에서 싸우는 의료기관들의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를 진료·검진하는 의료기관에 우선적으로 공급해주면 의료인들도 여기에 힘을 얻어 진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민간의료기관의 ‘검사키트’ 도입···환자 폭증 대비책 촉구 

박홍준 회장은 7일부터 50개 민간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키트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6시간 이내에 감염 유무를 알 수 있게 되는 등 장단점이 있지만, 혹시 모를 문제점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서울시내 음압병상이 84개인데, 검사 결과 양성 판정 환자가 증가할 경우 격리가 필요한 확진자에 대한 예측과 대비, 음압 병상 이용 및 확대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주형 원장은 “내일부터 검사키트가 시행되지만,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준비를 갖추지 못했을텐데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환자들의 검사 요구가 늘어나면 결국 선별진료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어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기관 선별진료소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선 결국 보건소의 선별진료 역할을 늘려야 하지만, 현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흉부엑스레이가 없어 의료기관으로 보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보건소 인프라와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 중국 이외 감염지역 국가에 대해서도 ‘입국금지’ 요구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 방문자에서도 나온 만큼,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까지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병센터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게이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고 아직까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유입이 많지 않아 감염병 확산 방지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외국인의 국내유입을 통한 감염병 확산에 대해 우려했다. 외국인의 국내유입을 통제하지 않으면 의료기관과 보건당국의 노력 만으로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센터장은 "중국 이외의 감염병 확진자가 나온 국가들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가 이뤄지면 서울시민들의 안전에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서울시가 나서서 의료계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이동건 실장도 “중국 이외의 나라를 여행한 국민들로부터 확진자가 나오면서 의료기관의 역할도 늘어났지만,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과 ITS(여행자이력정보) 시스템으론 중국 이외에도 다른 국가를 여행했는지 조회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확진자에 대한 '정보공유'를 비롯해 국내 접촉자 관리를 위한 역학조사 확대 및 지원 등에 대한 의견도 냈다. 또한 우리나라 병문안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홍보나 간호인력 부족 해결, 국민들의 사회적 불안 해소를 위한 코로나 감염병 대응팀에 정신건강의학전문의 포함 등의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역할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보건소와 의료기관의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감염 의심환자들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역량 및 시스템을 강화하고, 확진자의 경우 국가거점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겠다”며 의료기관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보호장비 및 마스크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의료장비에 대해 수요와 공급을 조사한 뒤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할 수 있는 계획을 갖춰 수급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의료기관들의 우려처럼 ‘검사키트’가 시행되면 많은 문제점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슴지 말고 개선해야 할 점 등 의견을 전달해 달라”며 “서울시와 함께 아이템별로 정리해 빠른 시일내에 해결, 감염병의 확산이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다만 입국금지 국가와 지역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나라문을 닫기 전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서울시는 현재 호텔이나 관광지 등을 돌며 외국인 대상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확진환자 증가시 1단계 계획으로 200병상 격리병동 신설을 검토 중이며, 여기에 시립병원 한 병동을 비우는 것을 시작으로 시립병원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학조사관은 간호사까지 동원해 충원하려 하고 있다”면서 “확진환자의 정보 공유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 공유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한 “확진자 방문 의료기관에 대한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는 새로 개정된 감염병 법안을 토대로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의료기관이 함께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큼, 서울시는 의료계에 지원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통하는 동시에 재정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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