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中 전통의학이 코로나 사태 확산에 악영향"
외신 "中 전통의학이 코로나 사태 확산에 악영향"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02.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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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중국 현지언론 보도에 '솽황롄' 품귀현상 빚는 세태 비판
국내서도 한의학계의 "신종코로나에 한의약 치료병행" 주장에 의료계 우려

해외 언론을 통해 중국 전통의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한의사협회가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외국 언론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3일(현지시각) “중국 전통 중의학이 이번 사태 확산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전에는 중의학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시진핑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시진핑이 ‘애국주의’를 강조하면서 이러한 민간 구전요법이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으며 판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신화통신과 중앙방송인 CCTV가 중국 전통약제 중 하나인 '솽황롄(雙黃連)'이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한 후 전국적으로 솽황롄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솽황롄은 인동덩굴의 꽃, 속서근풀, 개나리 등이 주성분인 중국 전통 의약품으로 지난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도 주목을 받았었다.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처럼 전통의약품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도에서는 소의 오줌과 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근거가 불명확한 치료법에 대한 '맹신’ 문제는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예방과 치료에 한의약과 한의사의 적극적인 활용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한방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최 회장은 “사스 사태 때도 현대의학과 중의학을 병용함으로써 치료효과가 더 컸다. 중국의 사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한의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의약 진료지침을 통해 예방 및 초기증상 완화, 병증 약화에 도움을 목적으로 한의약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현 상황에서 의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한의학적 치료를 제안하는 것은 자칫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과거부터 내려오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결국 환자를 '실험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으로서 쉽게 이야기 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도 각 지자체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한방난임사업을 앞다퉈 하고 있고, 최근에는 정부에서 첩약급여화에 대한 시범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심지어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중국폐렴이 독감보다 가볍고, WHO(세계보건기구) 입장에 동의한다는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수의학과 교수가 인체에 대한 바이러스의 영향에 대해 뭘 안다고 이따위 소리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근거 없는 민간 치료법은 치료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적절한 대응을 할 기회조차 박탈한다”며 “중국의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에서도 보건의료에 정치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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